'김여정 하명 따르겠다는 건가'…한미훈련 연기 두고 정치권 갈등

입력 2021-08-06 13:12   수정 2021-08-06 13:50



오는 10일 위기관리참모훈련을 시작으로 26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 여부를 놓고 정치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의 국회의원 74명은 5일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한미훈련을 연기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고민정·김태년·우원식·박광온·설훈·윤영찬·정청래·진성준·한준호·홍익표 의원 등 범여권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에 나올 것을 조건으로 8월에 실시할 예정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여 결단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훈련 연기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쳐 여당 내서도 이견조율이 되지 않는 모양새다.



송영길 대표는 "북측의 김여정 부부장이 이야기한 거 아닌가"라며 "다 준비해서 이미 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그런 걸 이유로 연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야당은 "당?정?청 위엔 김여정이 있었나"라며 정부와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김여정 하명 4일 만에 통일부와 국정원, 여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원팀이 됐다"면서 "여기에 청와대만 합류하면 가히 당?정?청 일심동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당?정?청 위엔 김여정이 있었다는 걸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양 대변인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얀센 백신 100만 명 분을 제공받을 때만 해도 우리 정부는 '철통같은 한미 동맹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라고 했다. 그 소중한 백신으로 국방의 의무에 헌신하는 우리 예비군과 민방위가 혜택을 봤다"면서 "그런데 북한이 ‘전화 차단’ 한 번 풀어주자, 철통같다던 한미 동맹은 어디 갔는지 이젠 연합훈련 하지 말자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애초에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어떠한 권한도 없는 통일부와 국정원이 군불 때기 할 때부터 청와대가 정리했어야 할 문제였다"면서 "국민은 김여정의 하명을 받아 한미연합훈련을 방해하려는 세력이 당?정 뿐인 건지, 아니면 당?정?청인 건지 궁금해한다. 침묵하는 대통령께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여정은 1일 담화를 내고 “며칠간 나는 남조선 군과 미군과의 합동(연합)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들을 계속 듣고 있다”며 “우리는 합동군사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 나는 분명 신뢰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수뇌(정상)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ㆍ미 군 당국은 10∼13일 사전연습 성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 16∼26일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을 각각 진행하는 일정으로 훈련을 준비 중이다. 한미훈련은 지난해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중단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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