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든자산운용이 올 들어 서소문 정안빌딩과 잠실 예전빌딩을 연이어 매입했다. 밸류에드(Value-Add)가 가능한 중형 빌딩을 중점적으로 매입하는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든자산운용은 지난 5월 서소문 정안빌딩의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이 보유하던 빌딩으로 매입가격은 1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준공된 이 건물은 연면적 1만5687㎡, 지하 5층~지상10층 규모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든자산운용이 리모델링 후 공실이 높았던 정안빌딩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입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3월 공개입찰 당시 25%였던 임대율은 최근 60%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잠실 예전빌딩을 매입했다. 지난 1994년 준공된 이 빌딩은 지하 5층~지상16층 규모다. 연면적 1만9925㎡로 지하철2·8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잠실권역은 최근 임대 수요가 넘치는 강남업무지구(GBD)의 확장 권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신규 임차인의 진입으로 잠실 주요 빌딩들의 평균 공실률이 0%대에 그치고 있다.
두 건물은 모두 작년 1월 조성한 2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 '이든에스피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자투자신탁제1호'(이든에스피제1호)로 투자했다. 행정공제회, 경찰공제회, 신세계프라퍼티가 주요 출자자로 있다. 이든자산운용은 이든에스피제1호를 설정한 뒤 지난해 5월 은평구 범일빌딩을 시작으로 성수동 복합시설 개발사업에 투자했다. 당시 성수동 개발사업에 부동산펀드로 투자한 첫 사례였다. 성수동 복합시설은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올 들어 정안빌딩과 예전빌딩을 추가 매입하며 블라인드펀드 소진율이 80%를 넘었다. 이든자산운용은 1호 블라인드 펀드가 빠른 소진율을 보임에 따라 올 하반기 2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든자산운용이 1호 블라인드펀드를 빠르게 소진한 데에는 경쟁이 치열하고, 몸값이 높아진 대형 오피스빌딩이 아니라 중대형 빌딩을 중심으로 한 밸류에드 전략을 선택한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밸류에드는 오래된 건물에 용도변경, 리모델링 등으로 가치를 더해 수익성과 시세차익을 높이는 전략을 의미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잠실과 서소문은 핵심 업무권역이 아니라 덜 주목받고 있지만 안정적인 임차수요가 있는 곳"이라면서 "최근에는 몸값이 너무 부담스러워진 대형 오피스빌딩보다 중대형, 중소형 빌딩을 리모델링으로 가치 높이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든자산운용는 2018년 4월 부동산본부 설립 후 실물자산 및 개발형, 대출형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하고 있다. 운용자산(AUM)은 1조2000억원 이상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