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 중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6일 SNS에서 윤 전 총장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정 의원은 SNS에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며 “가두리 양식장으로는 큰 물고기(윤 전 총장)를 키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는데, 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선 후보들이 참석한 당의 공식 행사에 윤 전 총장이 불참한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방어막을 치고 나선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들도 일제히 “제왕적 갑질 대표 아니냐” “후보의 일정을 고려치 않은 일방적인 행정” 등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이 대표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며 “돌고래 다쳤을 때 때린 사람 혼내주고 약 발라주는 것도 제 역할이고, 멸치가 밖에 나가서 맞고 와도 혼내줄 것”이라고 맞받았다. 경선 과정에 윤 전 총장(돌고래)과 다른 대선 후보(멸치)를 공평하게 대우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도부의 윤 전 총장 군기잡기’ 논란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는 ‘지난 2일 입당 축하식날 윤 전 총장을 15분간 기다리게 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그날 장성민 전 의원과 윤 전 총장의 지도부 상견례가 오전 9시 예정돼 있었는데 윤 전 총장 측에서 장 전 의원과 같이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고 알려와 오히려 지도부에서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의 다른 대선 후보들도 윤 전 총장을 집중 견제하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윤 전 총장의 원전 방사능 발언을 보면 말씀을 편하게 하는 성격 같다”며 “정치인이라면 말의 무게가 달라야 한다”고 저격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한 인터뷰에서 “발언마다 갈팡질팡 대변인 해설이 붙고 진의가 왜곡됐다고 기자들 핑계나 대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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