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 주가가 폭등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카카오뱅크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던 애널리스트의 목표주가도 훌쩍 뛰어넘었다. 다만 주가 향방에 대해 증권가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6일 카카오뱅크는 시초가 대비 상한가를 기록하며 6만9800원에 장을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37.7% 높은 5만3700원으로 결정됐고, 이후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모가(3만9000원) 대비로는 79% 올랐다. 이른바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엔 실패했지만 성공적인 데뷔로 평가받았다. 시가총액은 33조1620억원을 기록, 단숨에 시총 11위로 올라섰다. 같은 은행업종인 KB금융(19위·21조7052억원)과 신한지주(20위·20조182억원)는 가뿐히 제쳤다.
증권가의 예상을 깨는 움직임이었다. 애초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들과 차별점이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거셌던 만큼 주가가 이렇게 강하게 반응하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첫날 성적표는 카카오뱅크를 긍정적으로 봤던 애널리스트의 예상마저 웃돈 수치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에 금융주가 아닌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때 시총이 27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 봤지만 이 예상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카카오뱅크의 주가를 들어올렸다. 이날 외국인은 카카오뱅크를 2254억원어치 사들였고 기관도 982억원(오후 3시30분 기준) 사들였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1위가 모두 카카오뱅크였다. 반면 개인은 3023억원 팔아치우며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렸다. 한 펀드매니저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카카오뱅크에 금융주가 아닌 플랫폼 가치를 부여해 싸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코스피200지수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 이슈를 감안해 매수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9월 초 코스피200 지수의 조기편입은 확정적이며 MSCI 신흥지수(EM) 편입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향후 주가 방향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수급이슈를 감안하면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과, 급등한 만큼 쉬어가리란 의견이 부딪친다. 한편 장기적으론 향후 금융당국 규제에 대한 카카오뱅크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펀드매니저는 "지금은 실적도 나오고 있고 지수 편입 이슈도 있으니 펀드매니저 입장에선 안 담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정책자금으로 대출을 늘려온 카카오뱅크가 현재 중신용자 대출을 못늘리고 있는데, 연말까지 중신용자 대출비율을 못 맞추면 신규인가가 나올 수 없어 신사업 확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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