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전기차의 천국' 노르웨이서도 통했다 [車 UP & DOWN]

입력 2021-08-07 19:00  


‘글로벌 전기차 격전지’로 꼽히는 노르웨이에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판매량이 4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노르웨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며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곳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으면 유럽 다른 지역으로도 판매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6일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선 지난달 8897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전체 판매량의 84.7%를 차지하는 ‘전기차의 천국’으로 불린다. 지난해 7월 68.4%에서 크게 올랐다. 디젤 차량은 4.1%, 휘발유 차량은 4.3%에 불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7월 노르웨이에서 아이오닉 5가 434대 팔렸다”고 말했다. 클린테크니카가 공개한 숫자 429대는 유럽 사이트에서 집계하기 때문에 세부 숫자에서 다를 수 있다. 포드 마하E가 891대로 1위를 차지했고, 스코다의 첫번째 전용 전기차 엔야크(558대), 폭스바겐의 전용 전기 SUV ID.4(439대)가 뒤를 이었다.


아이오닉 5가 지난 5월 말 노르웨이에 처음 도착한 점을 고려하면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게 업계 평가다. 클린테크니카는 “아이오닉 5의 판매량이 눈에 띈다”며 “누적 기준 톱 10까지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노르웨이로 차량이 선적되지 않아 판매량 순위에 들지 못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테슬라 모델3가 6274대로 가장 많다. 폭스바겐 ID.4(4769대), 포드 마하E(3607대)가 ‘톱 3’를 차지했다.


노르웨이는 전세계에서 전기차 구매 비중이 내연기관차를 처음으로 앞선 국가다. 2025년부터 내연기관 차 판매를 금지시킨 데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혜택을 많이 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득 수준이 높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차 구매에 부담을 덜 느끼고, 충전소 인프라가 잘 깔려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가 일상적인 까닭에 노르웨이는 ‘글로벌 전기차의 격전지’로 불리기도 한다. 전기차 전환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이 흥행 성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역이다. 노르웨이에서 판매가 잘 이뤄지면 북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쉽고, 이를 교두보 삼아 다른 지역의 판매 확대도 노릴 수 있는 것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와 니오가 노르웨이에 유럽 매장을 처음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오닉 5가 초기이지만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향후 판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사실상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시키는 ‘핏포55’ 정책을 발표했는데, 이로 인해 전기차 확산이 당초 예상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G80 전기차, 세단 EV6 등 다양한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아이오닉 5는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풍부한 옵션, 빠른 충전 속도가 장점으로 꼽힌다. 800V 전압 시스템을 갖춰 20%에서 80%까지 충전되는데 15분밖에 안 걸린다. 타사 전기차는 20~30분 가량 소요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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