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서울에서 실종됐던 20대 여성의 당시 살해범이 당시 남자친구로 밝혀졌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는 없게 됐다.
6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A(47) 씨는 24년 전인 1997년 초 서울에서 후배 2명과 함께 여자친구 B(28) 씨를 차에 태웠다. A 씨는 그대로 차를 몰아 익산IC 부근에서 B 씨를 무차별 폭행해 살인했다. 이후 A 씨와 후배 2명은 김제의 한 도로공사 현장에 시신을 암매장한 뒤 현장을 벗어났다.
해당 사건은 후배 2명 중 1명이 A 씨에게 돈을 뜯으려 한다는 첩보를 경찰이 입수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은 후배 2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다 살해 정황을 포착,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주범인 A 씨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A 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했으나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뒤였다. A 씨는 경찰에서 "B 씨가 나의 외도를 의심해 화가나 범행했다"고 말했다.
끝까지 풀리지 않을 것 같던 한 장기미제사건이 해결된 것이다. 경찰은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김제의 공사 현장에서 지난달 시신 발굴 작업을 벌였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제수사가 아니고서는 시신을 찾을 수가 없어 검찰에 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발부했다"며 "오랜 시간이 지난 탓인지 시신을 찾을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이 수사기관의 책무이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하더라도 수사를 진행했다"며 "형사소송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고 결정적 증거인 시신을 찾지 못해 A 씨와 공범을 석방했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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