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 대해 외신들이 '역대 가장 기묘한 올림픽'이라며 선수들의 에너지 덕에 무사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을 미뤄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 7월 24일 개최돼 17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올림픽 사상 최초로 사실상의 무관중 경기를 택해 대회를 진행했다. 엄청난 무더위 탓에 선수들이 경기력 발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일부 경기 시간이 변경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 BBC는 도쿄올림픽을 '현대사상 가장 논쟁적인 스포츠 행사 중 하나'라고 칭했다. 이 방송은 "행사가 치러져 많은 특별한 순간을 안겼다는 것이 일부에게는 기적, 다른 일부에겐 스포츠의 저항과 주최국의 회복력에 대한 상징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선수들이 올림픽을 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중요한 의문을 던졌으며 올림픽을 강행하기로 한 판단이 현명했는지 제대로 평가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대회를 '역대 가장 이상한 올림픽'이라고 가리키며 "개최국은 외국인 관광 증가와 티켓 판매 없이 수십억 달러를 잃었고 올림픽 기간 델타 변이로 팬데믹이 매일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많은 사람의 반대 속에 "잘해야 중간, 못하면 재난"이라는 예상 속에 출발한 이번 올림픽은 수만 건의 코로나19 검사부터 선수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각성까지 온갖 일들이 뒤섞인 '비현실적' 올림픽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통신은 "준비 기간은 흉하고 지저분했고, 대회 기간에는 걱정으로 가득했으나 대체로 스포츠에 세운 이정표 외에 사건은 없었다"고 무난한 대회였다고도 평했다.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NYT)는 '기억에 남을 만한 올림픽'이었으나 좋은 이유로 기억될지에는 물음표를 던지며 "금메달을 딴 선수들조차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 할 만큼 화려함은 없고 근심은 가득한 올림픽이었다"고 평했다.
이 신문은 '역대 가장 이상한 올림픽 중 하나'였던 이번 대회가 무관중으로 강화된 방역 속에서 치러져 선수들이 느낀 소외감이 컸다는 점을 조명했다.
그러면서도 경쟁자들에게 보여준 선수들의 동료애와 같이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는 작고 조용히 빛나는 순간들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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