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마트폰 시장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을 열어 스마트폰 대전의 포문을 연다. 승부수는 폴더블폰이다. 접고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을 스마트폰의 ‘대세’로 만들어 업계 판도 자체를 바꾼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잘하는 걸 더 잘하자”는 전략을 편다. 애플의 장점인 ‘고스펙’을 더 강화한 아이폰13을 다음달 출시한다. ‘다크호스’인 샤오미도 10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해 업계 경쟁을 한층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김성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회사 경영설명회에서 한 말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폴더블폰 ‘대중화’란 표현을 썼는데 이날은 이보다 강한 대세화란 단어를 썼다. 3세대 폴더블폰 성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 등 폴더블폰 신작을 발표한다. 3세대 폴더블폰 전략은 “새로운 기능을 대거 추가하고 사용성을 강화하면서도 가격은 낮춘다”로 요약된다.
좌우로 접히는 폴더블폰인 갤럭시Z 폴드3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란 신기술이 적용된다. 폰 화면에 카메라 구멍을 보이지 않게 하는 기술이다. 화면 위에 필기할 수 있는 ‘S펜’도 장착한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주로 적용되던 걸 폴더블폰에도 구현하는 것이다. 위아래로 접히는 갤럭시Z 플립3는 화면을 닫았을 때 간단한 알림이 뜨는 전면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진다. 두 가지 색상이 조합된 디자인으로 출시된다. 플립 시리즈의 장점인 디자인을 더 강화했다.
두 제품 모두 IPX8 등급의 방수를 지원한다. 수심 1.5m에서 최대 30분 견디는 수준이다.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초박막강화유리(UTG)는 기존 30㎛ 수준에서 60㎛ 이상으로 향상될 전망이다. 내구성이 더 좋아졌다는 뜻이다.
성능 개선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낮춘다. 갤럭시Z 폴드3는 199만원, Z 플립3는 125만원에 출시될 예정이다. 전작보다 약 40만원 저렴하다.
소비자들의 기대도 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공개한 갤럭시 언팩 예고 영상의 유튜브 조회 수는 7일 만에 1억 회를 돌파했다. 갤럭시 언팩 예고 영상 조회 수 역대 최고치다.
이런 점 때문에 애플은 신제품에서 ‘새로운 도전’보다는 ‘장점 극대화’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3은 디스플레이 주사율이 120㎐로, 전작보다 두 배 개선된다. 1초에 화면을 120번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A15 모바일 프로세서는 전작보다 성능이 20% 향상되고 전력 소모를 40%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카메라엔 라이다(LiDAR) 센서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다 센서가 들어가면 카메라의 오토포커스(자동 초점) 등 기능이 향상된다.
아이폰13에는 새로운 운영체계 iOS 15가 적용된다. iOS 15 적용으로 영상통화 기능 ‘페이스타임’이 개선된다. 여러 명이 동시에 통화가 가능하고 페이스타임 도중 음악, 앱 등도 공유할 수 있다. 이전과 달리 안드로이드, 윈도 사용자도 페이스타임을 쓸 수 있다. 올 6월 이런 성능이 공개됐을 때 업계에선 “페이스타임이 화상회의 시스템 줌을 대체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의 자신감도 상당하다. 애플은 아이폰13의 초도 물량은 9000만~9500만 대로 잡았다. 통상적인 초도 물량 7500만 대보다 크게 늘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엉자(CEO)는 최근 “10일 스마트폰 신제품 ‘미믹스4’ 등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에 하루 앞서 신작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견제 의도가 다분하다. 미믹스4는 UDC 기술 적용이 유력하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신작에 넣으려는 그 기술이다. 이외에 최대 12기가바이트(GB) 램(RAM)과 256GB 저장 공간, 퀄컴 스냅드래곤 888 등을 지원한다. 애플, 삼성전자 플래그십(최상급 기종) 스마트폰과 비슷한 사양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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