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7개월 앞두고 대세론 없는 대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선 중도확장력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잇단 설화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뚜렷하던 이재명·윤석열 대세론이 다 흐려지면서 여야 모두 ‘누가 될지 모르겠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역대 대선 중 가장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 지사가 1위를 탈환하긴 했지만 여전히 20%대 박스권은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마의 30%’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지사의 중도확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강했다. 다소 극단적인 사상 및 정책과 도덕성 문제가 중도표를 얻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 내에선 반이재명계가 이런 점을 파고들며 점점 세력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지사의 이런 리스크가 경선 과정에서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때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던 이 전 대표 역시 3위 자리에 머물면서 상승세에 탄력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여권 후보에 대한 대세론이 사라지면서 ‘정권 연장’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지지율 확장을 위해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제안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우리끼리라도 똘똘 뭉쳐야 겨우 이길까 말까 한 상황”이라며 “열린민주당과 하나가 되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 역시 “국민이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을 한 식구로 생각한다”며 합당에 찬성했다.
윤 전 총장의 경우에도 이런 약점 요인들이 앞으로 더 부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는 언론 브리핑 및 인터뷰 정도였지만, 당 내 토론이 시작되면 더 많은 설화를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책 검증 및 가족의 도덕성 문제에 대한 공세 수위도 한층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대세론도 없지만 대안론도 딱히 나오지 않고 있다. ‘플랜 B’로 여겨지던 최 전 감사원장은 지지율 두 자릿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책 비전 등에 있어서도 준비가 덜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다는 당 내 평가를 받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지지율 측면에선 힘을 못 쓰고 있다.
이 대표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대선을 치른다면 “여당에 5%포인트가량으로 질 것”이란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영남권은 물론이고 충청·강원권에서도 과거 박근혜 대통령 당선 때만큼의 지지율이 나오질 않는데 수도권은 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대의 지지를 끌어내야 내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성상훈/전범진 기자 upho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