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깨문' 이어 '손가혁'…도 넘은 '내 후보 챙기기'

이재명 경기지사의 강성 지지자를 일컫는 ‘손가락 혁명군’(손가혁)이 전면에 나서면서 일부의 도를 넘는 ‘내 후보 챙기기’행태가 비판받고 있다.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 상대 후보에 대한 이들의 광적인 낙인찍기와 여론몰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의원의 SNS에는 이 지사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단 악성 댓글이 화제가 됐다. “장애인 주제에” “휠체어 타고 지옥길 가라” 등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인한 이 위원장의 장애를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이 위원장이 이 지사에게 경기지사직 사퇴를 권유한 데 대해 이 지사 지지자가 발끈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갖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으냐”며 “적절성 면에서 지사직에서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혜숙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위원장의 발언을 개인 지지 성향에 따라 비난할 순 있지만 신체적 장애까지 거론하며 비하하거나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최고위원은 “어떤 경우에도 장애를 두고 비하 발언을 하면 안 된다”며 “장애 비하 발언은 결코 용납될 수 없고 민주당원으로서도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의 줄임말,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용어)을 능가하는 대깨명”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지지층의 자연스러운 정치활동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조차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이들 지지층에 대해 “민주주의를 다채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의 응원단이자 에너지 공급원, 감시자” 등으로 높이 평가했다.

극렬 팬덤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 전 교수는 앞서 “대깨문의 공격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집단으로 쫓아가 이지메(따돌림)하는 ‘유사 파시즘’”이라고 비판했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집단 린치(폭력)’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