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식 방송 논란' MBC, 공공성 강화 위원회 설치

입력 2021-08-09 21:01   수정 2021-08-09 23:25



2020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에서 물의를 빚은 MBC가 콘텐츠 신뢰 회복을 위해 '공공성 강화 위원회' 설치 등 쇄신안을 발표했다.

9일 MBC는 "올림픽 방송 과정에서 발생한 연속적 사고의 원인을 구성원들의 공적 가치에 대한 인식 미비, 제작 시스템 전반의 체질적 한계로 진단하고 신뢰받는 공영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선다"고 밝혔다.

공공성 강화 위원회는 인권 분야 전문가 등 외부위원들로 구성돼 프로그램 제작 등을 포함한 본사 내부 관행과 조직문화, 책임과 윤리 관련 제도 등을 전면 재검토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각 국장 산하에 콘텐츠 다양성을 검토하는 담당자를 지정해 방송사고 예방을 점검하는 등 게이트 키핑 시스템도 강화할 예정이다.

MBC는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생중계하면서 각 국가 대표팀이 입장할 때 해당 국가를 소개하면서 부적절한 자료 사진을 사용했다.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소개 사진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했다. 나아가 아이티 선수단 입장 때는 폭동 사진을 첨부한 뒤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고 소개했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은 이달 초 괴한들의 총격으로 암살됐다.

MBC는 엘살바도르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 화면에는 비트코인 사진을 넣기도 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자국 법정 통화로 채택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를 소개할 때는 인도네시아 국경 너머인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 표기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MBC는 개회식 중계방송을 통해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고, 이 밖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며 사과했다. 또 MBC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의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불편을 느끼신 시청자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며 "앞으로 더 정확한 방송으로 도쿄올림픽을 함께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수정해가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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