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투하 추모한 주일 獨 대사관, 日 네티즌에 '댓글 폭격'

입력 2021-08-10 13:28   수정 2021-08-10 13:29


주일 독일 대사관의 나가사키 원자폭탄 피해자 추모에 감사를 표하던 일본 네티즌이 돌변했다. "핵전쟁이 독일과 일본의 군국주의로 인해 시작됐다"는 글을 게재하자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지난 9일 주일 독일 대사관은 공식 트위터에 "1945년 8월 9일, 원자폭탄이 나가사키를 괴멸시켰다"며 "희생된 수십만 명의 사람을 추모하며 피폭자는 여전히 인간이 초래한 재앙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적었다.

이 트윗에는 일본 네티즌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피해국과 가해국이 정확히 사실을 판단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게 희생자의 영혼을 추모하는 방법이며 독일에 감사하다", "추모 메시지를 남길 줄 아는 국가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는 등 대부분이 독일 대사관에 고마움을 표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 대사관이 추가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피폭은 핵전쟁의 광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독일과 일본의 군국주의로 인해 시작된 전쟁이 발단"이라고 트윗을 올리자 일본 네티즌은 돌변했다.

이들은 "이게 무슨 소리냐. 독일과 일본을 동일시하지 말라", "미국이 국제법규를 무시하고 무차별 폭격을 한 것", "수많은 노약자와 부녀자를 살상한 게 어찌 일본의 탓이냐", "일본인이 죽은 건 일본 탓이라는 소리로밖에 안 들린다", "독일은 여전히 무례한 나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트윗이 논란이 된 이후 독일 대사관은 원자폭탄 추모와는 무관한 내용의 트윗을 게재했다. 일본 네티즌의 반발에 따른 추가 대응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원폭 76주년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단계적으로 꾸준히 진행해 나가는 것은 일본의 변함없는 사명"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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