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금융' 공약을 발표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기본대출제를 언급하며 "공약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격을 막아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완전 딴판인 이준석 대표 공약을 방패 삼아 숨는 비겁함과 무지를 어쩌면 좋냐"며 맹비난했다.
10일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지사는 기본대출 공약을 내걸어놓고도 퍽 자신 없으신 모양"이라며 "느닷없이 이준석 대표의 과거 공약을 언급하며 내용이 비슷하니 공격을 막아달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이 지사의 공약 내용이 하도 허황돼 언급하고 싶지도 않지만, 국민의힘 당대표 공약을 걸고 넘어지니 한 가지만이라도 일단 지적해야겠다"며 "공약 내용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게 바로 이준석 대표의 공약과 자신의 공약이 뭐가 다른지 아직도 모른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준석 대표의 기본대출 공약의 핵심은 '국가보증'이다. 통상적인 신용평가에 따라 대출을 받기 어려운 청년들의 내 집 마련 자금 융통을 돕기 위해 정부가 재정으로 개입하는 것"이라며 "중요한 목표이니 재정을 투입하자는 정치가의 약속이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자는 제안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이재명 지사의 기본대출은 금융시장의 가격 기능을 마음대로 비틀겠다는 것"이라며 "자기가 뭔데 민간 사업자의 신용평가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가격 신호를 왜곡해 경제를 근본부터 망가뜨리겠다는 것인지 그 배포가 놀랍다"고 비난했다.
끝으로 "물론 가장 놀라운 점은 극과 극처럼 다른 이준석 대표의 공약을 방패 삼아 숨은 비겁함과 무지"라고 했다.
이날 오전 이 지사는 제5차 기본금융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대출권을 보장해 국제사회가 권고하는 포용금융, 공정금융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누구나 도덕적 해이가 불가능한 최대 1000만 원을 장기간(10~20년), 저리(현재 기준 3% 전후)로 대출받고 마이너스 대출 형태로 수시 입출금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같은 돈이라도 청년기와 장년기의 가치는 다르다"며 "따라서 기본대출은 금융에 가장 취약하고 제도 효용성이 큰 20~30대 청년부터 시작해 전 국민으로 점차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기본대출은 청년이 높은 금융 문턱으로 고리 대부업체와 불법 사채시장에 내몰려 끝내 신용불량자나 기초 생활 보장 수급자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 예방할 수 있다"며 "청년의 자기계발 기회 확보, 이자 부담 완화 등이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지난 5월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기본대출제를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기본대출제를 통해 국가가 보증하고 (청년에게) 3000~4000만 원을 제공하면 주택을 마련할 수 있어 결혼이 빨라진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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