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재갈 물리는 '언론중재법' 결국 상임위 상정

입력 2021-08-10 17:27   수정 2021-08-11 02:02

반(反)헌법적인 ‘언론 옥죄기’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돼 통과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사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심의했다. 문체위 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은 “여러 의원님이 발의한 16건을 통합 조정한 대안”이라며 “언론사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민주당 주도로 문체위 소위에서 의결된 해당 법안에 대해 학계와 언론·법조계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핵심 내용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큰 ‘과잉 입법’이라는 평가가 많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도 형사처벌이 가능해 이미 충분한 제재 수단이 있는데도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도입하는 건 이중처벌이라는 지적이다. 입증 책임 부담을 언론에 지운 점도 문제로 꼽힌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손해액 산정은 위헌적 조항으로 거론된다.

이날 문체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언론 재갈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어느 당이 집권하든 이 법안에 대한 유혹은 절대 못 떨친다”며 “언론을 권력의 바람에 따라 넘어지는 풀로 만드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은 “속도전으로 밀어붙일 때 파장이 크다는 건 임대차 3법을 통해 경험한 바 있다”며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은 입법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달 중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무조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는 19일 전에 문체위 의결을 끝내고 5일간의 숙려기간을 거친 뒤 24일 법제사법위원회,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이 정쟁몰이로 삼고 언론단체가 집단행동에 나설 만큼 우악스러운 법이 아니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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