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헬스케어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가격은 내린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4' 시리즈를 11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밤 11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갤럭시 신제품 공개 행사(언팩) 2021'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과 함께 새 스마트워치 제품인 '갤럭시워치4'와 '갤럭시워치4 클래식' 두 종류를 선보였다.
갤럭시워치4는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액티브형 모델이고, 클래식은 회전 베젤이 들어간 기존 플래그십 갤럭시워치 시리즈를 계승하는 고급 모델이다.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에 밀려 좀처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내놓은 특단의 대책은 운영체제(OS) 개방성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워치4부터 기존 '타이젠 OS'가 아닌 구글의 '웨어 OS'를 탑재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연동성을 확대해 애플의 '애플워치-아이폰-맥'으로 이어지는 생태계에 맞서는 전략인 셈이다.
예컨대 갤럭시워치4에 탑재된 나침반 기능을 구글 지도와 함께 쓰면 새로운 지역을 탐방할 때 유용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또 스포티파이 같은 외부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OS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14년부터 스마트워치 등 일부 가전에 자체 개발한 리눅스 기반 OS 타이젠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타이젠 전용 어플리케이션(앱)이 출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제 사용에는 제한이 많았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구글이 현재 추진 중인 스마트워치 업체 핏빗(Fitbit) 인수가 마무리되면 타이젠과 웨어OS, 핏빗OS가 통합된 강력한 웨어러블 OS가 구축될 것"이라며 "구글 OS가 차세대 갤럭시워치 시리즈에 탑재되면 인공지능(AI)과 최신 앱이 적용되는 것은 물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에서 공을 들인 것은 헬스케어 기능이다.
이번 갤럭시워치4 시리즈에는 광학심박수센서(PPG), 전자 심장 센서(ECG), 생체전기 저항 분석 센서(BIA) 등 고성능 건강지표 센서를 단일 칩셋으로 만든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탑재했다.
특히 BIA 센서는 체질량지수(BMI), 기초대사율(BMR), 근골량 측정, 체내 수분 측정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애플워치에도 없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체중 조절, 근육 강화, 신진대사 활성화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갤럭시워치4 시리즈에는 수면 중 코골이 탐지 기능과 지속적인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이 탑재돼 있어 수면 패턴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최대 40시간으로 2시간 내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30분간 급속 충전으로 10시간까지 쓸 수 있다.
가격도 크게 낮췄다. 갤럭시워치4는 249.99달러이며, 클래식 모델은 349.99달러다. 유사 기능을 탑재한 애플워치6 가격이 최소 399~1499달러에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워치 제품에 특히 공을 들인 이유는 스마트폰의 액세서리 정도로 여겨졌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데 비해 점유율은 정체돼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헬스케어 기능을 갖춘 기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애플은 이 기간 33%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달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8%의 점유율로 화웨이(8%)에 소폭 밀린 3위에 그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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