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변호인단을 교체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법무법인 태평양 송우철(59·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와 윤지효(40·사법연수원 40기) 변호사를 새로 선임했다.
판사 출신인 송 변호사는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재판 경험이 풍부하고 법리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의 변호를 맡고 있다. 과거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부터 1심까지 변호를 맡기도 했다.
기존에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광장과 율우 소속 변호사들은 재판부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재판을 앞두고 이 부회장이 신뢰가 깊은 송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재판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정영채 판사는 이달 19일을 이 부회장의 첫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의료 목적 외로 상습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 6월 벌금 50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하지만 이후 이 부회장의 또 다른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수사해오던 경기남부경찰청이 사건을 검찰로 넘기자, 검찰은 수사 결과에 따라 범죄사실이 추가될 경우 공소장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식 재판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수감됐던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가석방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 첫 공판기일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한편 광복절 가석방으로 오는 13일 풀려나는 이 부회장은 보호관찰을 받게됐다. 법무부는 "가석방 예정자인 이 부회장이 원칙에 따라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가석방보호관찰은 정해진 형기를 마치기 전에 일정한 사항을 지킬 것을 조건으로 석방하는 것으로 보호관찰관이 지도감독을 통해 원활한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제도다.
통상 가석방자는 형법 제73조의2 제2항 및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 등에 따라 원칙적으로 보호관찰을 받는다. 다만 보호관찰심사위원회가 보호관찰이 필요 없다고 결정하면 예외적으로 보호관찰을 받지 않는다. 남은 형기, 범죄 내용 등을 고려해 주로 중환자, 고령자, 추방 예정인 외국인 등이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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