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87일 만에 2조달러대로 올라섰다. 암호화폐 매체 디크립트는 “검은 수요일(5월 19일 대폭락) 이후 처음으로 시총 2조달러를 넘어섰다”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상승세가 시총 회복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업비트에 따르면 상장 암호화폐 102종 중 100종이 한 달 전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0일 저점에서 비트코인은 49%, 이더리움은 72% 뛰면서 반등장을 주도했다. 1개월 전만 해도 빨간색(상승)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우울한 장세였음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해외에서는 코인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심리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암호화폐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미국 정부의 규제에 대한 우려에도 투자자들은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기관 매수세에다 개인투자자의 꾸준한 물량 축적, 암호화폐 스타트업으로의 벤처자금 유입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호주 암호화폐거래소 BTC마켓의 캐럴라인 볼러 최고경영자(CEO)는 “7월에는 큰 거래가 없었지만 8월 들어 월 기준 100만달러 이상을 거래하는 계좌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개미들이 다시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3만달러 선이 붕괴된 이후 쏙 들어갔던 ‘연내 10만달러 돌파’ 등의 장밋빛 전망도 슬그머니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현재 장세는 미국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고, 개인보다 기관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눈에 띄는 지표는 ‘김치 프리미엄’이 아닌,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간 비트코인 가격 차를 뜻한다. 한 달 전 0%에 가깝던 것이 요즘 0.1% 수준으로 올라왔다. 미세한 격차로 보이지만 코인베이스에서는 현지 ‘큰손’들의 거래가 많음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차이라는 게 주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오를 때마다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임현우/박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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