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물은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에 게재되는 대출상품 광고(사진)다.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서민대출 지원책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출을 상담해주는 민간업체의 미끼성 광고다. 직장인 오모씨(27)는 이 게시물을 보고 “‘전국민 생계자금’이라고 써놓으니, 코로나19로 정부가 서민을 위해 새로운 지원책을 내놓은 줄 알았다”며 “이미지까지 방송 화면이랑 비슷하게 꾸며 실제 뉴스에 보도된 것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광고 게시물을 클릭하면 연결되는 페이지도 뉴스 기사로 착각하기 쉽게 구성됐다. 포털 사이트의 온라인 뉴스 기사 페이지를 모방했다. 언론사 주요 뉴스 목록, 댓글까지 실제 언론사 페이지와 비슷하다.
이 같은 대출 광고는 ‘누구나 낮은 금리로 많은 액수를 빌릴 수 있다’고 홍보한다. 광고에서는 ‘연 3.9%부터 적용되는 금리는 일반 대출보다 평균 17% 저렴하다’며 ‘일반적인 대출상품과 차별화되는 특별한 지원책’이라고 강조한다. 또 ‘비대면 생계자금은 지난 10일 출시된 이후 매일 1조원씩 팔려나가 오늘 현재 15조원을 넘어섰다’며 마치 ‘생계자금’이라는 대출상품이 실제로 출시된 것처럼 설명한다.
하지만 정부가 출시한 ‘전국민 생계자금’이라는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서민의 생계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상품에는 햇살론, 새희망홀씨, 징검다리론 등이 있다. 이 상품의 금리는 연 6~10%, 대출한도는 1500만~3000만원 수준이다. 대출기간도 3~5년 이내다. 미끼성 광고처럼 3.9% 금리로 1억원을 10년 동안 빌려주는 정책 상품은 없다.
광고 안내에 따라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면 대출업체에서 연락이 와 상담을 받게 된다. 직장 규모와 월소득, 신용등급 등에 따라 상담사가 대출상품을 안내해준다. 정부 정책 상품인 햇살론 등을 소개받을 수도 있지만, 광고와 달리 신용등급에 따라 2금융권 또는 대부업체 등으로 연결해주는 사례가 많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상품을 광고할 때는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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