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친 집값'…역대 최고 상승률 또 갈아치웠다

입력 2021-08-12 14:02   수정 2021-08-12 14:03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름 휴가철 비수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거래가 줄었지만 서울에서는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과 주요 단지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인천과 경기 역시 개발사업과 교통호재가 있는 곳들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0.39% 올라 전주(0.37%)보다 소폭 확대됐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였던 지난주(0.37%)에 이어 또 한 번 역대 최고 변동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은 지난 5월 넷째 주(31일) 이후 11주 연속 0.30%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은 이번 주 0.20% 상승해 전주 변동률을 유지했다. 지난해 5·6 대책, 8·4대책, 올해 2·4 대책 발표 전인 2019년 12월(0.20%)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 여름 휴가철 비수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거래가 줄었지만,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과 주요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4구 집값이 일제히 올랐다. 송파구는 이번 주 0.24% 상승해 강남4구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이 있는 잠실동 재건축 아파트들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지난달 12일 28억58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달 3일에 팔린 28억2800만원보다 3000만원 더 비싸다. 최근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안이 서울시 제15차 건축위원회에서 통과해 잠실 일대 재건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강남구(0.23%)는 압구정동과 도곡동, 대치동에서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1단지 전용 63㎡은 지난달 26억1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2월 거래된 22억원보다 4억1000만원 비싸게 팔렸다. 서초구(0.22%) 역시 서초동과 방배동 재건축 아파트가 집값을 끌어올렸다. 강동구(0.16%)는 둔촌동과 고덕동, 길동 위주로 상승했다.

노원구는 0.32% 올라 이번 주에도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전주(0.37%)보다 상승률이 소폭 주춤했다. 노원구는 공릉동, 월계동 등 노원구 외곽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도봉구(0.28%)는 재건축 이슈가 있는 창동과 방학동이 집값을 끌어올렸다. 창동 주공17단지 전용 49㎡는 지난달 14일 6억9500에 팔렸다. 전고가인 6억6700만원보다 2000만원가량 값이 올랐다. 창동 재건축 열기가 옮겨붙은 방학동 집값도 뛰고 있다. 방학동 신동아1단지 전용 70㎡은 지난달 6억2500만원에 손바뀜 했다. 같은 달 초 5억1000만원보다 1억 넘게 뛰었다.

서울 외곽 지역인 강서구(0.23%)도 집값이 많이 뛰었다. '국평'(국민평수)이라고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가 15억원에 거래됐다.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84㎡는 지난달 18일 15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는 같은 달 10일 거래된 14억9500만원이었다. 관악구(0.22%)에서도 신림동과 봉천동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다.


인천 집값은 0.43% 올라 상승폭을 키웠다. 연수구가 0.63% 올라 인천 집값을 주도하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신설과 국가 바이오 산업단지 ‘K-바이오 랩허브’ 조성,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송도 입성으로 국내 주력 바이오기업들이 송도에 자리잡게 되면서다.

서구(0.47%) 아파트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월 둘째 주(12일) 이후 5주 연속 오르고 있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신세계 스타필드 등 개발사업과 7호선 연장 등 교통호재가 맞물리면서 청라지구 위주로 아파트값이 뛰고 있다.

경기도 이번 주 0.49% 뛰어 오름폭을 확대했다. GTX 등 교통 개선 기대감이 큰 지역이 상승하고 있다. 안성시가 0.94% 올랐는데, 공시가격 1억원 미만 단지에 수요가 몰리면서다. 오산시(0.88%), 군포시(0.80%), 안양 동안구(0.79%) 등도 올랐다.

5대 광역시 가운데는 부산(0.28%)과 대전(0.27%) 등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세종은 소담동과 종촌동 위주로 매물이 쌓였고, 수요도 줄어들면서 0.15% 하락했다. 전주(-0.06%)보다 하락률이 커진 것이다.


전셋값은 대체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수도권 전셋값은 이번 주 0.26% 올라 전주(0.28%)보다 다소 줄었다.

서울 전셋값은 0.16% 올랐다. 전주(0.17%)보다 주춤한 수준이다. 양천구(0.24%)가 가장 큰 폭 상승했고 노원구(0.20%), 강남구(0.14%) 등이 올랐다. 여름 방학 이사 철을 맞아 명문 학군 수요가 있는 곳들의 전셋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작구(0.20%)는 노량진·흑석동 위주로, 서초구(0.19%)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를 비롯해 ‘신반포18차’(182가구), ‘신반포21차’(108가구), ‘방배13구역’(2900가구) 등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곳의 전셋값이 올랐다.

인천과 경기 전셋값은 열기가 가라앉았다. 인천은 이번 주 0.30% 뛰어 전주(0.31%)보다 상승률이 감소했고, 경기 역시 0.30%로 전주(0.33%)보다 소폭 내렸다. 다만 5대 광역시 전셋값은 0.15%, 8개도 전셋값도 0.17% 올라 상승률이 확대됐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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