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사회 전반의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노래가 금지곡 목록을 새로 만들어 단속에 나선다. 정부가 허락한 노래만 부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1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문화관광부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강화하고 가무 오락 산업의 질적 발전을 도모한다면서 블랙리스트를 관리하는 내용의 새 '가라오케 음악내용 관리 잠정 규정'을 발표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노래방에서 불리는 노래는 국가의 통일과 주권, 영토 보전을 해쳐서는 안 되며, 민족의 단결을 깨서도 안 된다. 국가 종교 정책을 위반하고 사교와 미신을 퍼뜨리는 노래와 음란, 도박, 폭력, 마약 등과 관련된 내용도 금지된다. 노래방 음악만 전문적으로 단속·심사하는 전문 검열팀도 만들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각지의 노래방이 당과 국가를 선전하는 이른바 '주선율' 노래를 장려하도록 했다. 문화관광부는규제 강화의 배경에 대해 2006년 이후 노래방에서 금지된 일부 노래가 여전히 여러 노래방에서 눈에 띈다고 밝혔다.
과거 중국 당국이 금지곡으로 정한 노래들 중에는 '나는 대만 여자를 좋아해', '방귀', '베이징 훌리건', '학교 가기 싫어' 등과 함께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나거나 허무주의를 조장하는 노래들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역에는 노래방 시설이 최소한 5만 곳에 달하며 시스템에 등록된 곡은 10만 곡에 이른다. 새 규정은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중국 당국은 최근 기업과 사회, 개인을 향해 규제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중국의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아이돌 인터넷 팬클럽을 단속해 15만 건 이상의 글과 사진, 영상을 삭제하고 계정 4000여 개를 폐쇄하거나 일시 정지시켰다. 또 국가광전총국은 지나친 '인기 지상주의'를 추구하는 아이돌 육성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감독 강화에 나섰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중국의 우버'라 부른 차량 호출 업체 디디추싱 등 빅테크에 대한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또 사교육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며 예체능 외에 영어나 수학 같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학원을 비영리기구로 전환하도록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