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에 불과"…'업계 최저' 2%대 신용대출 나온다

입력 2021-08-14 12:00   수정 2021-08-14 14:26


올해 하반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종 대출 상품을 시장에 쏟아내면서 여신 영토 확장에 나선다. 오는 9월 정식 출범하는 토스뱅크도 벌써 업계 최저 수준인 2%대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할 것을 암시하면서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3곳의 인터넷전문은행 간 가계대출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만큼 비대면 대출 시장을 두고 벌어질 시중은행과의 눈치싸움도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 하반기 신규 대출 상품 라인업 대폭 확대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신규 대출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사의 주력 대출 상품군을 자사 상품 라인업에 추가하고, 기존에 없던 차별성 높은 상품을 내놓는 데 주력하는 양상이다. 하반기 본격화될 가계대출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선두주자는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일 중신용자 대상 대출상품인 '중신용플러스 대출'과 '중신용비상금 대출'을 출시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에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중신용플러스 대출은 근로소득자를 위한 자체 중신용대출 상품이다. 신용점수 820점(KCB 기준) 이하 직장인 대상 최대 한도를 5000만원으로 뒀다. 구체적으로는 연 소득 2000만원 이상 재직기간 1년을 넘긴 직장인을 자격요건으로 잡았다. 중신용비상금 대출은 직장이나 소득 관계없이 최대 300만원까지 서류 제출없이 약정할 수 있는 마이너스 방식으로 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여신 상품 라인업 강화를 위해 한번 더 고삐를 죈다. 출범 이후부터 줄곧 준비해 온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이르면 올해 안에 시장에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영업점 자체가 없는 만큼, 대출 신청부터 결과 확인까지 주담대가 이뤄지는 전 과정을 완전한 비대면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게 목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진 자본 확보를 통해 하반기 기술 기반의 상품 경쟁력 강화와 높일 계획"이라며 "비대면 주담대의 경우 상품 준비 막바지 단계인 만큼, 고객 편의성을 최대로 높인 대출 상품을 내놓을 방안을 구체적으로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출범 4년 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케이뱅크도 하반기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3분기 내 전세대출과 청년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를 담보로 지원하는 상품으로, 신청자가 임대차 계약서와 계약금 영수증 사진 제출 시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케이뱅크의 설명이다. 아파트는 물론 주택, 빌라 등도 전세대출 대상이다. 두 상품 모두 중도상환해약금이 면제된다.

사실상 경쟁사의 주력 대출 상품군을 자사에도 보강하겠다는 행보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초 이미 유사한 성격의 전·월세 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물론 따라가는 데에만 만족하지는 않는다.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은 카카오뱅크보다 앞섰던 만큼, 대환대출만 허용되는 아파트담보대출을 구입 자금까지 범위를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한다.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한 CSS 고도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케이뱅크는 카카오·토스뱅크 여신 상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주주사 및 그룹사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최대주주 KT의 통신 정보, 계열사 비씨카드의 가맹점 정보 등을 CSS 모형에 결합시키는 고도화를 진행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 본격 출범할 제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는 최저 금리 연 2.5% 신용대출을 내세우며 업계 영향력 확대를 예고한 상태다. 연 2.5% 금리는 시중은행을 비롯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현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비상금대출 상품을 시범 운영하는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이중 신용대출은 최저 금리 연 2.5%, 한도 최대 2억7000만원으로 제시됐다. 이는 은행권 최저 금리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 신용 1·2등급 평균 대출 금리는 연 3.21%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2.91%에 달한다. 전체 은행권에서 NH농협은행이 연 2.56%로 가장 낮은 대출 금리를 두고 있는데, 이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마이너스통장도 최저 금리 연 3%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을 들고 나섰다. 최대 한도는 1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6월 기준 개인 신용 1·2등급 기준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3.62%, 케이뱅크는 연 3.16%다.

우선 토스뱅크 측은 출범 이전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상품인 만큼 같은 수준의 상품을 시장에 출시할 것인지에 대해선 미정이란 설명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업계 최저 금리로 상품 공시를 올려둔 상태는 맞으나, 같은 금리로 시중에 상품을 출시할 것인지에 대해선 결정된 바가 없다"며 "테스트를 하기 위한 최대 레인지를 올려둔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이 관계자는 사전 테스트 상품의 금리 수준과 출범 이후 내놓을 상품과의 관련성에 대해선 "전혀 상관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며 "상품 경쟁력 제고에 대해선 많은 준비를 거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상품 외에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맞춤형 대출 상품 출시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정식 출범 이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군을 최대한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스뱅크는 지난달부터 내부 임직원 160여명 대상 '패밀리 오픈'을 시작하고 상품 및 시스템 운영 테스트에 들어간 상태다. 이달 중순에 서비스 대상을 토스 계열사 전 임직원으로 확대해 정식 출범에 대한 막바지 작업에 나선다. 토스뱅크는 9월 중에 은행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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