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송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 진짜 뜨거워요. 집 산다는 사람이 계좌번호 달라고 하면 안 알려주는 건 기본이고, 있던 매물도 싹 거둬간다니까요. 바이오 호재가 송도국제도시 집값을 밀어 올리는 것 아닐까요."(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인천 집값을 이끄는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시장이 심상찮다. 송도국제도시가 'K-바이오'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이미 송도국제도시에는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할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국내 첫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본사가 있다. 여기에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전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송도가 '바이오밸리'로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
인근 단지도 비슷하다. 해모로월드뷰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6일 8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호가는 10억원 수준이다. 송도캐슬&해모로 전용 84㎡도 지난달 22일 7억5900만원에 손바뀜했다. 시장에 나온 호가는 무려 13억원에 달해, 실거래가보다 5억4100만원 비싸다.
7공구 바로 아래 있는 5공구 상황도 비슷하다. 더샵그린스퀘어 전용 84㎡는 지난달 31일 9억1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단지 호가도 매매 계약 체결금액보다 1억1000만원 높은 10억2000만원에 형성됐다. 베르디움더퍼스트 전용 84㎡ 실거래가는 8억8000만원, 호가는 11억원을 기록했다.
연수구 송도동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을 산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집주인들이 계좌번호를 잘 보내주지 않으려고 한다"며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으니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송도 산업·연구시설용지 내 유수 기업 연구소 유치를 위한 공모'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천시는 다음 주 투자유치기획위원회를 개최하고, 인천경제청 공개모집 결과에 대해 심의를 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우선협은 사업대상지에 대한 토지매매계약을 맺을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천테크노파크 확대조성단지에 있는 송도동 3만413㎡(7공구 sr14구역)에 연구부지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인천경제청이 공개모집을 진행한 필지 중 가장 큰 곳이다.
지난달엔 바이오 창업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K-바이오 랩허브 구축 후보지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송도세브란스병원도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벤처 연구소 등이 있어 산·학·연·병 협력 네트워크가 용이한 곳이라는 평가다.
송도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 들어 송도 부동산 분위기가 뜨겁다"며 "그간 가격이 부진했는데 바이오 관련 호재로 인해 최근 들어 집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주변에서는 집값이 정점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여력은 있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한편 인천 아파트값은 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둘째 주(9일)까지 인천시 매맷값은 14.72% 급등했다.
인천 내 8개구 별로 살펴보면 연수구가 21.96%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구가 15.45%, 부평구가 14.08% 뛰었다. 남동구 12.81%, 미추홀구 12.46%, 계양구 11.99%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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