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생면부지의 여학생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한 50대 '키다리 아저씨'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첼로프린스'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는 이 남성은 충남 예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 4월 동급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A 양을 도왔다.
당시 가해 학생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전학 조처를 내렸지만 학폭위 결정에 불복해 교육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전학 조치 집행 정지를 받은 상황이었다.
결국, 재차 행정심판이 열린 끝에 가해 학생의 강제 전학이 결정됐다.
첼로프린스는 15일 한경닷컴에 "나 또한 똑같은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그들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며 "이러한 선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사건인데 누구 하나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었다"며 "현재 검찰 조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민사 소송도 진행할 예정인데 끝까지 피해 학생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하소연할 곳 없는 사람들, 경제적으로 궁핍한 사람들에게 특히 마음이 간다"며 "들어보면 정말 기가 막힌 사연들이 많아서 사기나 협박 같은 피해를 본 분들도 도운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A양의 어머니도 한경닷컴을 통해 이 남성에게 꼭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생면부지의 관계인데 이렇게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회복에 도움이 되라고 차, 간식 등도 보내줘서 딸이 정말 고마워하고 마음이 많이 안정됐다"고 인사했다.
첼로프린스는 최근 "도움드렸던 학폭 승소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가 올린 게시물에는 적게는 400개에서 많게는 1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은 "대체 이 사람 누구냐", "커뮤니티의 키다리 아저씨다", "서민을 위한 희망을 주는 사람이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첼로프린스는 앞으로도 선행을 지속할 생각이며 계속해서 익명을 유지하겠다고 귀띔했다.그는 "빽 없고 돈 없는 분들, 소송에 조금만 도움을 주면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분들을 위해 애쓰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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