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지난 2년간 태어난 아이들이 언어, 운동능력 등 전반적 인지력이 펜데믹 이전에 출생한 영유아보다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12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은 미국 브라운대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펜데믹이 영유아의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펜데믹 이전(2011~2019년)에 태어난 3개월~3세 영유아의 지능지수(IQ) 중간값은 100 주변을 맴돌았지만 펜데믹 기간(2020~2021년)에 태어난 영유아의 IQ 중간값은 78밖에 되지 않았다.
해당 연구의 대상은 미국에서 비교적 부유한 생활수준의 시민들이 많은 로드아일랜드주 지역 아동 672명이었다. 대상 아동 중 미숙아나 발달장애를 지닌 아동은 없었으며 대부분 백인 아동이었다.
연구를 이끈 션 디오니 브라운대 소아과 조교수는 “절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주요 인지장애가 아니고서는 보통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염려를 표했다. 연구진은 향후 인지력 발달에 영유아기 시절 기본적으로 형성된 인지력이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펜데믹 전후로 아동 지능수준의 차이가 커진 가장 큰 원인으로 가정 내 상호작용을 손꼽았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부모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했고 재택근무를 하는 부모의 경우에는 일과 양육의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이 현격히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사회경제적 환경이 좋지 않은 가정일수록 영유아들의 인지발달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오니 교수는 “이번 연구가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원이나 실업수당 제도가 잘 갖춰진 미국의 부유한 지역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경제적 수준이 더 낮은 지역 아동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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