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의 랜드마크인 알파리움타워가 새 주인을 찾아 나섰다. 최근 투자 매력이 높아진 판교 오피스시장의 랜드마크 빌딩인 만큼 시장에선 알파리움타워가 3.3㎡당 3000만원(매각가 1조원)을 넘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알파리움타워 3.3㎡당 3000만원 넘을까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알파리움타워를 보유한 ARA코리아는 최근 매각주관사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주관사 선정 후 연내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싱가포르계 부동산기업 ARA의 한국법인인 ARA코리아는 2016년 사업시행자인 알파돔시티(PFV)로부터 알파리움타워를 3.3㎡당 1400만원대인 5279억원에 매입했다. 알파리움타워는 지하 3층, 지상 13층, 2개 동에 연면적은 12만3699㎡다.부동산업계에선 알파리움타워의 추정 매각가격을 매입가의 두 배인 1조원(3.3㎡당 3000만원대)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판교 랜드마크 빌딩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판교에 현재 오피스가 부족한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알파리움타워는 초역세권인 데다 삼성SDS, 엔씨소프트 등 안정적 임차인을 갖췄다”며 “입찰 경쟁을 통해 3.3㎡당 3000만원대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판교 알파리움타워의 단위면적당 매각가격도 3.3㎡당 3000만원대에 올라서 판교 오피스시장 역대 최고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전 최고가는 올초 거래된 판교 H스퀘어(3.3㎡당 2600만원)였다.
이렇게 되면 강남, 광화문과 함께 서울 3대 오피스 권역으로 꼽히는 여의도보다 먼저 ‘평당 3000만원 시대’를 연다. 알파리움타워 매각을 계기로 이미 많이 오른 강남권보다 판교 오피스빌딩이 투자가치가 더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판교 오피스빌딩은 아직 가격이 낮고, 추가 공급도 쉽지 않아 서울 강남보다 투자가치가 높다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판교 오피스 공실률 0.0%
판교 오피스는 기관투자가들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게임회사,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 있다. 특히 테크노밸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IT 회사들이 66%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최근 2~3년간 사업을 급격히 확장하면서 인력을 빨아들여 오피스 수요가 넘친다. 새로운 회사도 계속 생겨나는 중이다.반면 판교의 오피스 부지는 한정돼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에선 오피스 건물 준공 후 10년간 거래가 금지돼 있는데, 10년 미만 건물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현재 판교엔 빈 사무실이 거의 없다. 부동산서비스 회사인 JLL코리아에 따르면 2015년 9.5%이던 판교 대형 오피스(연면적 3만3000㎡ 이상)의 공실률은 올해 2분기 0.0%대로 떨어졌다. 2017년부터 0%대에 진입했고, 지난해 4분기부터 0.0%대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 공실률이 5~6%대면 양호한 시장이라고 부동산업계는 판단한다.
대부분 전문가는 알파리움타워 매각을 계기로 판교의 오피스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판교 오피스 가격은 아직 서울과 비교하면 덜 오른 데다 IT 기업과 게임회사들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근거다.
연기금 관계자는 “판교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가 돼가고 있다”며 “판교의 오피스 가치는 지금보다 5년, 10년 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혜원 JLL코리아 리서치팀장도 “향후 공급될 알파돔 6-1, 6-2블록과 판교구청 예정 부지가 공실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미미할 전망”이라며 “오피스 공급이 워낙 적고 판교권역에 대한 수요가 커 임대료가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 서울 3대 오피스 권역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1년 준공된 판교 H스퀘어는 올해 초 3.3㎡당 2697만원에 팔려 판교 오피스 최고 가격을 찍었다. 판교 오피스빌딩 시세는 이미 서울 여의도권역을 넘어섰다. 여의도 최고가는 올 2월 3.3㎡당 2400만원에 팔린 오투빌딩(옛 HP빌딩)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