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그린암모니아 생산부터 운송, 유통, 수소 추출 및 최종 활용까지 그룹 계열사들이 주축이 된 독자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그룹 단독으로 그린암모니아 사업에 나서는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롯데는 해외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수소는 부피가 크고 폭발성이 강한 데다 액화하려면 극저온(영하 253도) 냉각이 필요해 이송과 저장이 까다롭다. 이를 보완해주는 것이 암모니아다. 암모니아(NH3)는 질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화합물이다. 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한 다음 국내로 들여온 뒤 다시 수소를 추출하는 게 가능하다. 암모니아는 액화수소와 달리 상온에서 쉽게 액화되고, 액화수소 대비 단위 부피당 수소 저장용량이 1.7배가량 크다.
롯데케미칼은 액화수소 형태로 운반하는 비용이 2030년께 ㎏당 1800~19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암모니아로 변환하면 비용이 ㎏당 1700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암모니아 운송 방식이야말로 가장 경제성이 좋고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롯데정밀화학은 울산에 93만t 규모의 국내 최대 암모니아 저장탱크를 보유하고 있다. 저장탱크만 8기에 달한다. 중동, 미주 등에서 들여오는 암모니아를 저장탱크에 저온 저장한 뒤 인근 수요처에 지하배관을 통해 대량 공급하는 유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기존 유통망을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어 손실률도 적다.
롯데케미칼은 국내로 들여온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해 수소충전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SK가스와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합작법인(JV)을 연내 설립하기로 했다. 수소 충전소는 SK가스의 전국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와 롯데그룹의 물류센터 및 부지 등을 활용해 확충하기로 했다. 충전소에 저장한 수소는 정유, 철강, 반도체 등 산업용뿐 아니라 수송용으로 대량 판매할 방침이다.
강경민/남정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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