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핵 협상 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오는 21일 방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러시아 북핵 대표도 서울을 찾는 것으로 전해지며 한·미·러 3자간 대화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의 방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기간 중 성사됨에 따라 미국이 내놓을 대북 메시지와 북한의 무력 도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외교 소식통은 15일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오는 21~24일 김 대표의 방한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방한이 성사될 경우 김 대표는 지난 6월 이후 두 달 만에 한국을 찾게 된다. 러시아의 북핵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아시아태평양 외교차관도 이 기간 중 방한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북핵 대표의 방한이 한국측 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주선하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미·러 3자 간 북핵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의 방한은 북한의 향후 무력 도발 수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대표의 방한 일정은 16일 시작돼 오는 26일까지 진행되는 연합훈련 기간 중으로 잡혔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방한 당시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희망한다”며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만큼 이번 방한 중에도 대북 유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난 10일부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명의로 이틀 연속 담화를 내놓는 등 연합훈련에 강하게 반발해온 북한이 오히려 미국의 이목이 집중된 이 기간 중 무력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미 무력도발을 예고한 북한이 미국에 상징적인 메시지를 내놓기 위해 김 대표 방한에 맞춰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한·미·러 3자간 대화가 성사돼도 북한의 무력도발 여부에 따라 메시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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