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싸이월드 기획자에서 VC 대표로 변신...이람 TBT 공동대표가 그리는 미래[한국의 유니콘 메이커]

입력 2021-08-16 16:44   수정 2021-08-16 16:46

≪이 기사는 08월16일(13:3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실리콘밸리에 세쿼이아캐피털이 있다면, 한국에는 TBT가 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이람 TBT파트너스 공동대표(사진)는 16일 기자와 만나 “실리콘밸리 ‘빅4’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털처럼 정보기술(IT) 스타트업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설립 초창기 구글·애플·유튜브·쿠팡 등에 투자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TBT는 설립 3년차의 신생 벤처캐피털(VC)이다. 주로 IT 플랫폼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샌드박스' ,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 택시 동승 플랫폼 '코나투스', 서비스 매칭 플랫폼 '숨고(브레이브모바일)' 등 30곳가량의 스타트업이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다.

이 대표는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네이버의 블로그와 밴드 등을 기획해 낸 '스타 기획자' 출신이다. 싸이월드, 네이버를 거쳐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 대표를 지냈다. 꾸준히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고 기획하던 이 대표는 VC를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스타트업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초기 창업가들에게 전수해주고 싶었다. 이 대표는 "'제로'에서 시작해 서비스를 키워낸 경험들을 되돌아보면서 깨달은 점들을 스타트업들에 투자로 나눠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잇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 약진을 거듭하면서 대기업의 태도도 달라졌다고 봤다. 대기업도 스타트업에서 배울 점을 찾고 있다는 말이다. TBT가 결성한 첫 펀드에는 네이버가 990억원, 아모레퍼시픽이 100억원을 출자했다. 두 번째 펀드에도 SK브로드밴드, 신한금융그룹 등 대기업이 자금을 지원했다. 이 대표는 "산업 생태계의 축이 대기업 위주에서 혁신적 스타트업 중심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코로나19로 가속화됐다"며 "향후 대기업의 벤처펀드 출자나 인수합병(M&A)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 생태계가 재편되면서 벤처 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터지면 확 꺼지는 '버블'과는 달리 최근의 벤처투자 열풍에는 '실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이 일상을 바꾼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실패를 겪는 스타트업도 나올 것이고,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다소 고평가된 경향은 있다"면서도 "지금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산업 생태계에 일종의 '창'이 열렸고, 벤처투자 시장에 부는 훈풍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투자 철학은 분명하다. 해외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항상 무대를 세계로 넓힐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한다고 했다. 사업 아이템을 여러 가지로 늘리는 것보다 타깃이 되는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인연이 깊던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이 같은 투자 원칙을 확립하는 데 영향을 줬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늘리기보다, 웹툰을 이용해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등 시장을 넓히는 데 중점을 둔다"며 "이렇게 '세계화하는 지역인재(Local talent Going global)'들에 투자하는 것이 TBT가 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유망 분야로는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업계에 주목했다. B2B SaaS는 기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면서 일정 기간마다 이용료를 받는 일종의 구독경제 모델로 작동한다. 기업용 메신저 '슬랙'이나 최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된 '센드버드' 등이 대표적이다. TBT 역시 매장 직원 관리 솔루션 제공업체 '샤플'에 베팅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 대표는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AC)인 와이콤비네이터의 올해 '톱 컴퍼니 리스트'에 오른 스타트업 중 44%가 B2B SaaS 기업일 정도로 미래가 밝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TBT는 앞으로 시리즈A 단계의 초기 기업 지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시리즈 B, C 단계 기업에 비해 초기 스타트업들은 자금 지원 뿐만 아니라 경영의 '노하우'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들 스타트업에는 기획자 출신인 이 대표를 비롯, IT 업계 출신 심사역들이 모인 TBT의 지원이 적격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우선 향후 3년 정도는 자리를 잡은 뒤 국내에서부터 손꼽히는 VC로 도약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여성 VC 대표로서, 여성 CEO가 있는 유니콘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람 대표는
△1973년 출생
△1995년 연세대 사회복지학 학사
△1999년 싸이월드 기획팀장
△2003년 NHN 소셜서비스기획그룹장
△2013년 캠프모바일 대표이사
△2018년~ 티비티 대표이사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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