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이 화끈한 축포를 쏘아올리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21~2022시즌 EPL 개막전(1라운드) 홈경기에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은 후반 10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귀한 득점을 끝까지 지켜 맨시티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새롭게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자신의 데뷔전인 이날 경기에서 ‘주포’ 해리 케인을 출전선수 명단에서 뺐다. 이날 상대가 지난 시즌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임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해리 케인이 여름 내내 맨시티로의 이적설에 휩싸이며 프리시즌을 건너뛰었고 지난 13일에야 팀 훈련에 합류한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투 감독은 대신 손흥민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폭발적 스프린트와 빠른 스피드, 안정적 볼 키핑, 날카로운 킥 감각을 높이 산 것. 손흥민이 맨시티와의 13차례 경기에서 6골을 터뜨릴 정도로 ‘맨시티 킬러’라는 점도 반영했다. 산투 감독은 출전선수 명단 발표 이후 “손흥민은 에너지가 넘치고 다재다능하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산투 감독의 선택에 결과로 화답했다. 주 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가 아니라 최전방에 나섰지만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감독의 데뷔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산투 감독은 “손흥민은 상대의 틈과 공간을 찾아내는 ‘킬러’”라며 “오늘 잘했지만, 앞으로 더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팬들과 함께 시즌을 잘 시작하고 싶었는데, 믿기 어려운 경기력으로 모두가 열심히 해 승점 3을 따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팬들이 그리웠고 그들을 위해 뛰었다”며 “좋은 흐름으로 올시즌을 열어 의미가 크다. 프로답게 매 경기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PL 공식 홈페이지의 온라인 투표로 결정되는 ‘킹 오브 더 매치(King Of The Match)에서 손흥민은 69.3%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에 뽑혔다. BBC는 “노(No) 케인, 노(No) 프라블럼”이라며 “새로 토트넘을 맡은 산투 감독에게 완벽한 시즌 출발을 가져다준 것은 손흥민이었다. 케인이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손흥민이 있어 희망적”이라고 전했다. CNN도 “케인이 없다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토트넘은 최고의 경기를 했다”고 평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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