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회사의 수출용 라면에서 발암물질의 반응 산물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언론이 해당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자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5일 '농심의 유럽시장 타격으로 중국산 라면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제목의 기사를 냈다.
글로벌타임스는 식품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의 최고 인스턴트 라면 제조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식품안보 문제는 중국의 인스턴트 식품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파문은 한국이 거대한 중국 시장에 라면을 수출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신문방(新?坊) 역시 '발암물질 기준치 최대 148배 초과, 유명 한국 라면 업체가 사고를 쳤다' 제목으로 해당 내용을 전했다.
앞선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농심 부산공장과 팔도 이천공장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일부 제품에서 유해물질인 '2-클로로에탄올(2-CE)'이 검출됐다는 정보를 입수, 현장 조사를 실시해 제품을 모두 수거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에서 운영하는 회원국 간 정보공유시스템인 유럽 식품사료신속경보시스템(RASFF)에 따르면 농심에서 독일로 수출한 '수출 모듬해물탕면'과 팔도에서 독일로 수출한 '라볶이 미주용'에서 2-CE가 검출됐다.
2-CE는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EO)의 대사 산물로, 피부에 흡수될 경우 독성 증상이 나타나지만 발암성은 없는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식약처 조사 결과 두 제품 모두 전량 수출돼 국내에는 유통·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들 업체의 수출용과 내수용 제조 공정은 동일하지만 면과 분말 스프, 야채 믹스(액상 스프) 등 일부 원재료 구성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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