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큰손들, 월마트·P&G 등 소비 관련株 대거 샀다

입력 2021-08-17 15:02   수정 2021-08-18 00:41

미국 유명 기관투자가들이 2분기에도 소비재 종목을 사들이며 경기 반등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로 흔들리는 중국 주식과 관련해선 장래성이 있다고 판단한 종목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2분기 어떤 종목을 사고팔았는지 공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form 13F)에 따라 1억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기관은 분기 말 이후 45일 이내에 보유한 종목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미국 큰손들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소비재 종목을 대거 사들였다. 레이 달리오가 이끄는 브리지워터는 지난 2분기 △월마트(163만 주) △코스트코(28만 주) △프록터앤드갬블(P&G·153만 주) △코카콜라(257만 주) △펩시(88만 주) 등을 추가 매수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가격 결정력을 가진 P&G 등의 소비재 회사에 집중 베팅하는 한편 경기 반등을 고려해 월마트 등 마트주를 쓸어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브리지워터는 1분기에도 P&G 등을 매수한 바 있다.

다른 기관도 소비재 종목에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는 슈퍼마켓 크로거 주식을 1073만 주 추가 매수했다. 버핏은 1분기 크로거 주식을 약 1753만 주 사들인 뒤 계속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빅쇼트’에서 이름을 알린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는 2분기에 월마트 콜옵션을 37만8600주 새로 사들였다. 콜옵션은 주식을 살 권리를 매수하는 것으로, 주가가 오르면 이 권리를 행사해 약속된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 콜옵션을 산 뒤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이익을 보는 구조다.

한편 미국 기관들은 중국 주식과 관련해선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유명 헤지펀드 투시그마인베스트먼트는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 주식을 추려냈다. 중국의 방송플랫폼 후야(-140만 주)와 빌리빌리(-81만 주)는 전부 매각했고, 플랫폼 기업 알리바바 역시 3만3885주를 모두 팔아치웠다. 반면 사교육 규제 여파로 급락한 탈에듀케이션은 250만 주를 새로 사들였고, 플랫폼 기업 바이두 주식도 약 82만 주 신규 매수했다.

브리지워터는 기존 보유 주식분의 5% 내에서 미세 조정하는 방식으로 ‘차이나쇼크’에 대응했다. 달리오는 최근의 중국 증시 혼란에도 불구하고 자산 다각화 측면에서 중국 주식은 꼭 편입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브리지워터는 2분기 △징둥닷컴(-5만3436주) △탈에듀케이션(-8500주) △바이두(-4794주) △니오(-3494주) 등을 덜어냈다. 반면 △빌리빌리(6만383주) △알리바바(1만6340주) △핀둬둬(1437주)는 추가 매수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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