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의 자급제 스마트폰이 인기다. 휴대폰 구입을 위해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찾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비싼 요금제를 약정해 사용하기보단 자급제 폰을 사용하며 저렴한 요금제를 택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등 다양한 구입처에서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의 자급제 폰을 판매하고 있다. 자급제 폰(언락폰)은 이통사 대리점 방문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나노 유심을 꽂아서 바로 사용 가능한 단말기를 가리킨다.
이통사를 끼고 구매하지 않으므로 약정 기간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자급제 폰의 장점. 고가의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써야만 나오는 이통사 공시지원금에 얽매이지 않고 직접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특히 5G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자급제 폰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반드시 5G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은 이통사 약정 스마트폰과는 달리 자급제폰은 롱텀에볼루션(LTE) 버전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자급제 폰 사전예약 움직임에 대해 "통신사 할부 노예가 되기 싫어서 자급제 폰을 샀다", "5G 요금제가 너무 비싸 알뜰폰에 자급제 폰을 사용하고 있다" 등의 반응이 여럿 나왔다.
오픈마켓을 통한 자급제 폰 판매는 금방 '완판'되는 등 반응이 좋다. 11번가에 따르면 사전예약 판매 시작일인 17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라이브 방송(라방)은 자체 역대 최대 거래액인 95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Z폴드3 블랙 모델은 판매가 시작된지 30여분만에 품절됐다.
또 다른 자급제 폰 판매 경로인 삼성전자의 공식 홈페이지 삼성닷컴에서는 사전예약 당일 예약자가 몰리면서 오전 10시30분부터 3시간여 동안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삼성전자는 자급제 폰 수요가 늘어난 데 대비해 삼성닷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자급제 모델인 갤럭시Z플립3 핑크, 화이트, 그레이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알뜰폰 업계가 이통사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요금제를 내놓은 덕분이다. 자급제 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저렴한 유심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합리적 가격대의 요금제를 쓰고 싶은 사람들이 알뜰폰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자급제 폰+알뜰폰 요금제'를 쓸 경우는 이통사에서 공시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자급제로 갤럭시Z플립3(125만4000원)를 구매하고 알뜰폰 15GB+3Mbps 요금제(2만9700원)를 24개월 쓴다고 가정하면, 월 8만1950원을 내는 셈이다.
같은 가격으로 SK텔레콤에서 월 12만5000원의 요금제를 쓰고 갤럭시Z플립3를 살 경우엔 추가지원금과 공시지원금(57만5000원)이 지원되면서 기기값 실 구매가는 67만9000원까지 떨어진다. 다만 월 12만5000원의 요금제를 써야 하기 때문에 할부 기기값을 포함하면 월 15만3290원 정도를 내야 한다.
2년 기준으로 비교하면 자급제를 썼을 경우와 이통사에서 샀을 경우 가격차가 꽤 크게 나기 때문에 자급제 폰 수요가 상당하다는 설명. 물론 개인마다 데이터 소비량이나 이통사 가족할인 적용 등 경우의 수가 달라 실제 통신비는 다를 수 있다.
알뜰폰 업계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자급제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 요금제를 출시했다.
헬로모바일 관계자는 "무제한 요금제인 'The 착한 데이터 유심 11GB(월 3만 3000원)'을 가입하면 이통사 5G 무제한 요금제(110GB)보다 매 월 53% 저렴한 기본료로 총 161GB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앞으로도 자급제 폰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이폰을 사용자 중심으로 일부만 자급제 폰을 사용했으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며 "오픈마켓 등 자급제 폰 판매 경로가 늘어나고 있고, 값싼 알뜰폰 유심도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대부분 이통사 대리점에서 폰을 사던 분위기와는 많이 달려져 자급제 폰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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