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켜 먹던 치킨마저…가정간편식 '붐'

입력 2021-08-17 17:48   수정 2021-08-25 16:24


치킨은 가정간편식(HMR)이 공략하기 가장 어려운 식품으로 꼽혔다. 기름에 튀기는 과정 없이 집에서 프라이드치킨의 바삭한 식감을 살려 조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HMR의 봇물 속에서 BBQ 교촌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고공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이런 특수성 때문이다.

최근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일고 있다. 배달비까지 더한 치킨 한 마리 값이 2만원을 웃돌 정도로 비싸진 데다 에어프라이어의 대중화로 가정 내 치킨 조리가 늘고 있다. 업계에선 치킨을 비롯해 피자, 짜장면 등 ‘배달음식 3대장’의 ‘가정간편식화’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달치킨 3분의 1 가격의 HMR 치킨
CJ제일제당은 고메치킨 신제품 ‘마늘불고기’ ‘리얼치즈’ 두 가지 맛을 17일 선보였다. 고메치킨은 CJ제일제당이 2015년 선보인 치킨 HMR 브랜드다. 튀긴 후 굽는 공정을 더한 ‘멀티히팅’ 기술로 프라이드치킨의 바삭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순살 치킨으로 아이들이 간식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고메치킨은 지난해 2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215억원) 대비 7.0%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누적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신세계푸드는 프라이드치킨 말고 옛날통닭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말 선보인 ‘올반 옛날통닭’은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 개를 돌파했다. 이 제품은 간단한 조리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냉동된 염지 통닭을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20분간 돌리기만 하면 조리가 끝난다. 가격도 두 마리에 1만원대 초반으로 치킨 프랜차이즈에 비해 훨씬 저렴한 편이다.

냉동가공식품 B2B(기업 간 거래) 전문 업체 사세는 집에서 치킨을 직접 조리하는 수요가 늘어나자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식당과 호프집 등에 공급하던 냉동 버팔로윙 등을 홈쇼핑과 온라인 유통망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HMR전용 편의점까지 등장
치킨뿐만 아니라 피자도 배달 대신 집에서 조리해먹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8년 931억원이었던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67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가 지난해 854억원으로 반등했다. 과거 냉동피자는 배달피자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최근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등이 앞다퉈 맛을 개선한 냉동피자 제품을 내놓으면서 다시 판매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오뚜기는 지난 6월 치즈크러스트 냉동피자를 선보였다.

배달음식의 대명사로 불리는 짜장면과 짬뽕도 밀키트로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마켓컬리가 유명 중식 요리사인 이연복 씨와 손잡고 선보인 ‘목란 짜장면’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매달 25% 판매량을 늘려 누적 판매량 45만 개를 넘어섰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HMR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푸드스타트업 쿠캣은 서울 신촌에 HMR 편의점 콘셉트의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었다. 떡볶이, 막창 등 쿠캣마켓의 인기 HMR을 판매한다. 시범 운영기간인 지난 한 달 동안 약 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배달비 부담까지 더해져 배달음식 가격이 치솟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냉동치킨과 피자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치킨 한 마리, 피자 한 판이 부담스러운 1인 가구가 증가한 것도 냉동식품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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