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면서 개별 종목들은 자수 편입 등 수급상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펀더멘탈(실적 기반)보다는 수급 모멘텀에 따라 주가 흐름이 좌지우지되는 모습이다. 이런 장세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그동안 없었던 9월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매년 3월에 이뤄지던 대형주·중형주 종목 구분을 9월에도 올해부턴 9월에도 실시하기 때문이다.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분류기준이 바뀌는 종목들에 대한 추종 자금 유입 기대가 커지는 배경이다.
시총 규모별 지수 변경은 펀드 등 추종자금이 따르는 기준이 된다. 때문에 대형주로 분류되지만 순위가 하위권인 종목들은 수급상 혜택을 거의 보기 어렵다. 대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추종 자금이 이미 다른 종목들로 비중을 대부분 채우기 때문이다. 또 한국 증시의 대표 종목 200개를 모아둔 코스피200 지수도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급상 불리하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용(대형주)의 꼬리보다 뱀(중형주)의 머리가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형주 지수는 중소형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가장 선호하는 벤치마크다. 올해처럼 중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강세를 나타내며 추종 자금 규모가 늘어난 상황에서는 수급 효과가 더 극대화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내려온 종목들은 지수 변경 2개월 전후로 수익률도 코스피지수보다 더 높은 사례가 많았다. 메리츠증권은 중형주로 내려온 종목군이 코스피지수를 웃돈 횟수는 12번 중 8번이라고 집계했다. 평균 초과수익률은 6.6%포인트다.
다만 이렇게 지수 변경 이벤트를 전후로 투자할 때의 유의점이 있다. 우선 매수시기다. 통상 지수편입에 따른 수급 개선 기대는 편입 전에 주가에 반영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데이터를 보면 적어도 변경 한달 전에 매수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며 "중형주로 신규 편입한 종목의 한달 전부터 변경일까지 평균 초과수익률은 코스피지수 대비 4.8%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지수 변경일 전에 매수하고 변경일에 청산하는 전략이 가장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지수 변경에 따라 무조건 수급이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 해당 종목의 실적 개선세와 업황 등도 살펴볼 요소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 동기보다 307.4% 늘어난 2131억원이다. 이를 반영하며 8월 들어 주가는 10.77% 올랐다. 지주사인 CJ도 자회사 실적 개선 기대를 반영,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2.9% 늘어난 5276억원이다.
고윤상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