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하면 좀 더 분명하게 코로나19가 감소세로 전환하고, 수도권의 주간 하루평균 확진자를 800명대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6일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를 2주간 추가 연장하며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거리두기 단계 연장 여부 발표를 사흘 앞둔 지난 17일 수도권의 주간 하루평균 확진자는 오히려 2주 전 900명대에서 1000명대로 치솟았다. 의료계에선 “사적 모임 제한에 초점을 맞춘 방역조치는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광복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17일 확진자는 1800명대로 급증했다. 직전일(1373명)보다 400여 명 늘었다. 연휴 기간 검사 건수가 줄어들면서 확진자도 감소하는 ‘휴일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다. 18일 오후 9시 기준 확진자는 1995명으로, 밤 12시까지 집계가 끝나면 2000명을 넘어선다. 이날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선 훈련병 13명이 집단감염됐다. 경남 창녕의 한 공장에선 기숙사 생활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17명이 감염됐다.
당분간 코로나19 확산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과 당국의 예측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9~15일 수도권 주민 이동량은 1억1738만 건으로 직전주에 비해 4.1% 늘어났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휴가철 이동 수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준 결과로 판단된다”고 했다. 18일 확진자가 역대 최다(8월 10일 2222명)에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 전날 선별진료소에서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등 의심환자를 검사한 건수는 5만6709건으로, 직전일 3만2200건보다 2만여 건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18일 밤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20일 조정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생방위 관계자는 “어느 누구 하나 ‘방역 완화’ 얘기를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번에 거리두기 단계가 추가로 연장되면 수도권 4단계는 8주, 비수도권 3단계는 6주까지 이어진다.
의료계에선 추가방역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사적 모임만 제한하고 다중이용시설은 상대적으로 풀어놓는 새 거리두기 체계는 ‘실패한 방역’”이라며 “현행 조치를 연장해봤자 확진자 감소 효과는 별로 없고, ‘2주 뒤 끝난다’는 희망고문만 되풀이할 뿐”이라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차 대유행 때 효과가 있었던 조치들은 카페·식당 등의 운영시간을 밤 9시까지 제한하고, 배달·포장만 허용하는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이었다”며 “지금이라도 마스크를 벗는 상황 자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시민들이 자가검사키트를 자발적으로 사용해 확진판정이 나온 사례는 641건에 달한다”며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곳에서 주기적, 반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정지은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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