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은 91·93으로 모양을 정비한다. 여기서 백94는 맥점이지만 지금은 별로였다. 이 수는 ‘가’로 밋밋하지만 그냥 진출할 자리였다. 그랬다면 흑이 어디서부터 국면을 풀어나갈지 갑갑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흑95도 실수로 96에 뚫을 자리였다. 돌고돌아 106까지 백이 우세를 이어간다.
백이 ‘나’에 들여다봐서 넉 점을 살리는 맛이 있다. 흑으로서는 상당히 신경 쓰인다. 백은 108로 110, 흑109, 백114에 뛰어서 서서히 판을 풀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실전처럼 108 이하 죽 민 뒤 116·118로 반격하는 강인한 수법을 택했다. 끊은 이상 131까지는 필연의 진행으로 보인다. 그런데 136으로 바로잡으러 간 선택이 패착이 됐다.
이 수는 참고도 백3이 절대였다. 16까지 알 수 없는 형세였다. 실전 137이 떨어지자 백 대마가 휘청한다.
박지연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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