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방 국가와 중국 정부의 잇단 제제에 돈줄이 마르게 된 탓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텐센트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8%에도 못 미친다. 알리바바 역시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7%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 시장이 이들 기업의 실적을 탄탄하게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내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거센 규제를 가하면서 이들 빅테크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그룹은 기업공개(IPO)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텐센트는 최근 중국 관영매체 경제참고보로부터 "게임은 아편이다"는 비판을 받으며 위기에 몰렸다. 텐센트 주가는 10% 가까이 폭락하며 시가총액 600억달러가 증발했다.
중국 빅테크들이 정부 규제를 피해 눈을 돌린 곳이 동남아의 클라우드 시장이다. 동남아 클라우드 시장은 성장세가 가파른 데다가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동남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연 20억달러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지난해 50% 이상 성장하는 등 전망이 밝다. 지난해 동남아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 클라우드 시장에서 텐센트 알리바바 화웨이가 차지한 점유율은 22%로 2019년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빅테크들은 동남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텐센트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데이터 센터를 열었다. 알리바바도 필리핀에 동남아 최초의 데이터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핀테크 회사인 원커넥트 금융기술의 탄빈루 최고경영자(CEO)는 "동남아시아는 중국 기술 기업의 해외 진출에 있어 최적의 출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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