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전형은 고교 내신 성적 외에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친다. 우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무조건 불합격이기 때문에 1차 커트라인과 같은 역할을 한다. 또한 전년 대비 수능 최저기준이 강화됐느냐 완화됐느냐에 따라 합격선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수능 최저기준이 강화되면 합격생의 평균 내신등급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수능 최저기준이 완화됐다면 내신 평균은 상승할 수 있다. 전년 입시 결과를 참고할 때 수능 최저기준 변화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 학생부전형 수능 최저기준 변화와 전년 입시 결과를 분석해본다.
학생부교과, 연세대 추천형·동국대 학교장추천 신설…수능 최저기준은 없어
수능 최저기준 변화는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전년 대비 최저기준 완화, 최저기준 유지, 최저기준 강화(전형 신설로 인한 최저기준 신설 포함), 최저기준 미반영 등이다. 이 중 눈여겨봐야 할 변화는 최저기준 완화와 최저기준 강화다. 최저기준 완화는 합격생 내신 평균등급 상승을, 최저기준 강화는 내신 평균등급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능 최저기준이 강화되면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학생이 늘고, 합격생의 내신 분포는 더 듬성듬성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요 15개 대학에서 올해 학생부교과 전형 중 수능 최저기준이 완화된 곳은 중앙대와 숙명여대 두 곳이 있다. 중앙대 지역균형 인문은 전년 국·수·영·탐(2) 3개 등급합 6에서 올해 국·수·영·탐(1) 3개 등급합 7로, 자연은 전년 국·수·영·과(1) 3개 등급합 6에서 올해 국·수·영·과(1) 3개 등급합 7로 완화됐다. 숙명여대는 국·수·영·탐(1) 2개 등급합 4에서 등급합 5로 완화했다. 이 두 대학의 학생부교과 전형은 올해 합격생 내신 평균등급이 소폭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원하기를 권한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 발표한 전년도 합격생의 내신 평균등급(70% 컷 기준, 학과별 발표)을 살펴보면, 중앙대 지역균형 인문계 학과별 평균은 2.0등급(1.6~3.1등급), 자연계 평균은 1.7등급(1.5~2.1등급)으로 나타났다. 숙명여대 지역균형 인문은 평균 2.2등급(1.7~2.6등급), 자연은 평균 2.2등급(1.7~2.8등급)을 기록했다. 올해 학생부교과에서 수능 최저기준이 강화된 곳은 전형 신설로 수능 최저기준이 생긴 경우다. 성균관대 학교장추천, 서강대 고교장추천, 경희대 고교연계, 건국대 KU지역균형이 해당한다. 성균관대 학교장추천은 국·수·탐(2) 2개 등급합 5에 영어 3등급을 요구한다. 경희대와 건국대는 국·수·영·탐(1) 2개 등급합 5 수준이다. 이들 대학은 수능 최저기준이 있는 대학의 학생부교과와 비슷한 합격선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연세대 추천형, 한양대 지역균형, 이화여대 고교추천, 동국대 학교장추천 전형은 내신 평균등급이 다소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에도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던 한양대와 이화여대의 경우 인문 평균은 각각 1.5등급, 1.7등급을 기록했다. 자연 평균은 각각 1.3등급, 1.7등급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추천형과 동국대 학교장추천은 올해 신설됐다.
학생부종합, 수능 최저기준 크게 달라지지 않아
주요 15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은 학생부교과에 비해선 변화가 적은 편이다. 연세대 활동우수형과 국제형(국내고),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이 신설된 것 외에 변화는 없다. 서울대 지역균형, 고려대 학업우수형, 이화여대 미래인재, 홍익대 학교생활우수자는 수능 최저기준을 전년과 동일한 기준으로 유지한다. 주요 15개 대 내 나머지 학생부종합 전형은 전년과 올해 모두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선발 방법도 큰 변화가 없는 편이라 대학별 내신 평균등급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반고 학생은 주요대 학생부종합의 입시 결과를 참조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대학이 발표하는 입시 결과는 상대적으로 내신등급이 떨어지는 특목·자사고 학생까지 포함한 평균값이기 때문에 일반고 학생은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비교과가 아주 뛰어난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고 학생은 SKY(서울·연세·고려대)는 1.5등급, 주요 10개 대는 2.0등급 초반까지를 지원 가능선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수능 최저기준이 신설된 연세대 활동우수형과 국제형(국내고),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내신 평균등급 하락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연세대 활동우수형의 지난해 합격생 내신등급 수준은 인문은 평균 2.4등급(1.3~4.0등급), 자연은 평균 2.6등급(1.5~4.6등급)으로 확인된다.
전년 입시 결과 참고할 때 최저학과 성적은 유의해야
수시 입시 결과를 참고할 때는 평균과 최고, 최저 범위를 주요하게 살펴야 하지만 최저값은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학과가 최저를 기록했다고 해서 이듬해에도 해당 학과가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해 중앙대 지역균형 인문계 학과 중 최저는 유아교육과로 70% 컷 기준 3.1등급을 기록했다. 하지만 해당 학과는 2020학년도엔 1.7등급으로 상위권을 기록했었다. 입시 결과에서 소위 말하는 ‘펑크(합격선이 크게 떨어지는 현상)’는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매해 각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 집단 사이에서 상향과 안정지원 경향의 정도, 타 대학 동시 합격에 따른 합격생 이탈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최종 합격선은 크게 요동친다. 따라서 최저값에 기대하기보다는 대학 전체 평균을 기준으로 삼되, 학생부종합은 본인의 비교과 수준 경쟁력을 따져 최종 지원을 결정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