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6월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고 당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와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 녹화 촬영을 한 것으로 드러나나 야권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맹공격하고 나섰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먹방에서 그(이 지사)는 정치인이 겸손하고 진실해 보이기 위한 처신이 무엇인지 통달한 것처럼 과시한다"며 "긴말 필요없고 정상인 범위를 이렇게 벗어난 사람이 공직에 있는 것을 참아줄 국민이 어디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국민이 그 참혹한 소식을 들으며 애태울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득거리는 장면은 사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끼친다"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 지사가 세월호 사건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고발한 사실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박근혜 대통령이 보고만 받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의식적 직무포기',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면 직무유기죄 및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국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 국민이 그 참혹한 장면을 지켜보며 애태우고 있을 때, 구조책임자 대통령은 대체 어디서 무얼 했습니까'라고 일갈했었다"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는 '기본인격'이 문제라는 지적을 제가 여러 번 했지만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이름 없는 소방관들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일 때 경기도 최고 책임자인 이재명 지사는 무얼 하고 있었나"라고 따졌다. 이어 "그래서 황교익 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한 것인가"라며 "관련 의혹에 대한 진실을 빠짐없이 밝히고 쿠팡 화재 희생자 가족들과 소방공무원들에게 공개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는 국민 안전에 문제가 생겨도, 소방관이 위험해도 하고 싶으면 유튜브를 한다"며 "양심이 있으면 대선후보는 물론 지사직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17일 경상남도와의 상생협약 진행 등을 위해 경남 창원을 찾았다. 당일 저녁에는 창원에서 황교익 TV 유튜브 촬영을 위해 황 씨와 떡볶이 먹방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종일 화재가 진압되지 않은 데다 진화 작업에 나섰던 50대 소방 구조대장이 실종됐고, 결국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 지사 측은 "이 지사는 행정1부지사를 화재 현장에 파견해 화재진압 상황을 살펴보도록 했다"며 "이어 사전에 예정된 경남교육감 접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현장방문, 영상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화재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행정지원 조치사항을 꼼꼼히 챙겼다"라고 주장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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