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학생들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분노했다. 정 의원은 고려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학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두고 "아무런 근거 없이 이런 일을 저지른다면 강력하게 제동을 걸어달라"며 교육부를 압박했다.
20일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조 씨의 입학취소에 관한 정 의원의 발언을 다룬 기사가 담긴 글이 올라왔다. 이를 본 대부분 회원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는 건 어떤 생각이냐", "역시 진짜는 어마어마하다", "진작 입학 취소했으면 이런 취급은 안 받았다"는 등 분노가 담긴 댓글을 달았다.
특히 이들 중 한 댓글은 과거 정 의원이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을 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교육부를 칭찬했던 내용을 캡처해 올렸다.
당시 정 의원은 최순실·정유라 모녀가 입시생에게 상처를 줬다는 점을 들며 "교육부, 이화여대에 정유라 입학을 취소하라"며 "교육부가 (정 씨의) 입시부정이 확인됐고 1년 6개월 동안 출석도 없고 시험도 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입시 부정, 학사관리 부정에 가담한 교직원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엄벌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며 "오랜만에 교육부 참 잘했어요"라고 덧붙였다.
해당 댓글은 조민 씨를 대하는 정 의원의 태도가 정유라 씨 사건 때와는 상반됨을 꼬집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정 의원의 과거 발언을 캡처한 이 댓글에 가장 많은 업 버튼을 누르며 베스트댓글로 선정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했던 자신의 발언을 요약했다. 그는 "조민 부정입학 판결문을 검토해봤는데 여기에는 고려대 입학 관련 내용이 없다"며 "고려대 규정에 따라서 보관년도가 지나 다 폐기해서 멸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고려대는 아무런 근거와 데이터와 자료 없이 관심법으로 이것을 한 번 검토해 보겠다는 건가"라며 "조민의 입학취소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 자체가 잘못됐으며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교육부가 강력하게 대처해주시라"고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려대는 조 씨의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 판결문을 확보, 운영규정에 근거한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도 조 씨의 입시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학위 취소 여부를 오는 24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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