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2019년 정점을 찍고 빠르게 감소하고 있지만 공모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 이후 친환경, 사회적 책임투자 등이 강조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로 자금 유입이 시작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자산운용사의 다양한 ESG 펀드 설정과 함께 자금 유입도 가속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영업점을 통한 펀드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개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온라인 전용펀드 가입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유형·테마별 펀드시장에서도 과거와 달라진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와 해외펀드 공통적으로 친환경, 기술, 모빌리티(자율주행차 및 2차전지) 등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성장산업에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와 글로벌 성장산업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 투자 상품에는 자금이 순유입됐다는 점이다. 반면 밸류에이션과 배당을 중시하면서 지난 10년간 펀드시장을 주도한 가치형 펀드와 베트남 등 신흥국 펀드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투자자들이 펀드시장에서 성장형 펀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충격으로 비대면·온라인 경제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관련 기술산업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를 계기로 친환경산업에 대한 글로벌 대응이 본격화되고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는 산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측면도 있다.
우리는 비슷한 변화를 겪었던 1920년대를 기준으로 현재의 펀드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1920년대는 1910년대 후반 유행한 스페인독감을 극복한 이후 에너지원이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되고, 라디오·전화 등 새로운 산업이 출현한 시기다. 1920년대 10년간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혁신 기업에 높은 프리미엄이 부여됐다. 현재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온라인 소비의 일상화, 플랫폼 비즈니스 등에 주목하고 관련 산업과 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류용석 < KB증권 WM스타자문단 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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