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사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마트폰 단말 일부에 5세대(5G) 네트워크 모드 설정 기능을 추가했다. 기존엔 비단독모드(NSA)로만 이뤄진 방식을 이용자 설정에 맡기도록 하는 전초 작업이다. 그간 “인프라가 안정된 뒤 서비스하겠다”던 입장과 달리 5G 단독모드(SA) 도입 준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SK텔레콤의 일반 사용자 대상 5G 서비스는 LTE망과 5G망을 혼합해 쓰는 NSA로 이뤄졌다. 이를 5G망으로만 쓰도록 전환하는게 SA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기기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 20 단말에 한해 ‘5G 네트워크 모드 설정’ 기능을 새로 추가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없었던 기능이다.
SK텔레콤의 5G 네트워크 모드 전환 기능은 갤럭시S 20 단말 내 개발자 옵션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새로 생긴 메뉴는 지난달 KT가 이동통신 3사 중 최초로 B2C SA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 뒤 단말 업데이트를 통해 선보인 기능과 일견 같다. KT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갤럭시 S20, 갤럭시 S20+등에 SA를 적용했다. 5G 네트워크 모드 메뉴를 선택하면 NSA모드, SA모드, NSA+SA 모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이날 SK텔레콤 관계자는 "5G SA 관련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분야 상용화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통신업계 안팎에선 이를 SK텔레콤이 5G SA모드 서비스에 나서려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단말의 5G 네트워크 모드를 NSA모드에서 변경할 일이 없다면 이 메뉴 자체가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한 개발자는 "이용자가 쓸 일이 아예 없는 기능이라면 애초에 선택지를 주지 않는게 소프트웨어 개발 상식"이라며 “이 기능이 단말의 개발자 옵션에 들어갔다는 것은 SK텔레콤이 조만간 5G SA모드 테스트에 돌입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이번 업데이트는 KT 이동통신을 이용하는 갤럭시S20 단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는 별개로 이뤄졌다. SK텔레콤 이동통신을 이용하는 스마트폰 중 SK텔레콤이 업데이트를 적용하지 않은 갤럭시S20+ 등에선 이 메뉴를 찾아볼 수 없다. 반면 KT를 이용하는 갤럭시S20+엔 해당 메뉴가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같은 단말에 대해서라도 각 통신사가 네트워크 장비나 독자적인 앱 서비스 등에 따라 각각 다른 펌웨어를 제공한다"며 "이에 따라 업데이트 내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그간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로는 5G SA를 서비스하지 않았다. 타사가 SA 사업에 나설 때도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SK텔레콤이 5G SA를 아예 운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3월엔 SK하이닉스 공장에 5G SA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를 도입했다. SA 상용화에 나설 기술 기반이 있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앞서 삼성전자와 5G SA 장비 연동 시험을 벌여 성공하기도 했다. 당시 SK텔레콤은 “5G SA 기술은 기존 5G NSA보다 데이터 처리 효율성이 세 배 높고, 대규모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와 NSA는 모두 5G 기술 표준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동통신 세대 전환을 놓고 보면 장기적으로 SA가 NSA를 대체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도 국내엔 LTE 모델이 빠지고 5G 모델만 출시됐다.
한 네트워크 전문가는 “LTE망이 몇년 내에 사장되진 않겠지만, 이미 6G 방식이 거론되는 통신업계에서 LTE도 언젠간 과거의 유물이 된다”며 “각 통신사들이 5G 전국망 구축을 확대할 수록 SA 방식의 장점이 커져 NSA를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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