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핵심 핵무기 관련 군수업체인 중국핵공업건설은 최근 내놓은 자료를 통해 올해 1~7월 군 관련 계약액이 172억위안(약 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1% 늘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핵공업의 군 수주액 급증이 미·중 신냉전 속에서 중국의 핵 전력 증강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교관 출신인 쑹중핑은 SCMP에 “미국이 계속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 대항해 중국이 국가안보를 위해 핵무기 분야의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빈 칭화대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과학자연맹(FAS)도 최근 위성사진을 토대로 중국이 핵미사일 지하 격납고 수백 개를 새로 건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핵 전력 강화에 나선 것은 미국에 비해 전력이 뚜렷하게 열세로 평가받는 핵무기 분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은 미국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핵과학자회(BAS)에 따르면 중국은 약 3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72개는 지상에 배치된 미사일에, 48개는 잠수함에, 20개는 항공기에 장착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군비 증강에 맞서 일본도 지난 45년간 유지해 온 방위비 상한선을 깨고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도 방위비로 5조4700억엔(약 58조원)을 요구할 방침이다. 방위성의 요구대로 예산이 편성되면 8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지난 5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위비를 국민총생산(GNP)의 1% 이내로 제한해 온 상한선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며 대폭 증액을 예고했다. 일본은 1976년 미키 다케오 내각이 ‘방위비를 GNP의 1% 이내로 제한한다’고 내각회의에서 결정한 이후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이나 GNP 대비 1% 이내로 억제하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일본 정부가 군비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중국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0년간 일본이 방위비를 연간 1% 안팎 늘리는 동안 중국은 두 배로 증액한 결과 양국의 방위비 격차는 네 배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3년 한국의 방위비가 처음으로 일본을 앞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일본 정부를 다급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일본은 특히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최동단 영토인 요나구니섬은 대만에서 불과 110㎞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군이 개입하면 일본도 무력충돌에 휘말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위성은 내년 방위예산에 차세대 전투기 도입 비용으로 1000억엔 이상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2035년 무렵부터 퇴역하는 항공자위대 F2 전투기의 후속기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차세대 전투기를 도입하고, 무인기 운용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이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도쿄=정영효/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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