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EV 대규모 리콜에 GM-LG 협력관계 시험대 올랐지만…"

입력 2021-08-23 12:03   수정 2021-08-23 12:04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EV)인 쉐보레 볼트가 대규모 추가 리콜에 들어가면서 배터리 납품사인 LG와의 협력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리콜로 추산되는 약 10억달러(1조1752억원)의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가 문제"라며 "가장 유망해보이던 두 회사의 전기차 분야 협력이 위태롭다"고 했다.

GM은 지난 20일 북미 지역에서 팔린 2019~2022년형 쉐보레 볼트 전기차 7만3000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에 이은 세 번째 리콜이다. 지난 리콜 결정으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실적에 각각 2346억원과 910억원 등 총 3256억원의 리콜 충당금을 반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했기 때문이다.

GM이 추가 리콜하는 차량은 지난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2019년형 볼트 전기차 9335대와 2020~2022년형 볼트 및 볼트EUV 6만3683대다. 사실상 볼트 전기차 전 차종이 리콜 대상에 포함되는 셈이다.

이들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했다. GM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2017~2019년식 볼트 전기차 6만9000여대에 대해 배터리 리콜을 실시하면서 90%까지만 충전되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다. 그러나 이 업데이트를 한 볼트 EV에서도 2건의 화재가 발생하자 GM은 지난달 24일 배터리 모듈에 대한 추가 리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LG 측은 GM과의 합동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비용을 분담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LG화학과 LG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8.9%와 3.4%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GM과 LG가 협력관계에 위기를 맞았지만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두 회사는 이미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20억달러(2조24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상태다. 또 LG화학으로부터 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은 조만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GM과 같은 '큰 고객'을 잃을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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