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9%로 상향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MRO는 이날 2021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해 "2021년 3.9%, 2022년 3.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1분기 화상으로 진행한 한국과의 연례협의 결과와 올해 7월 5일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AMRO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8%보다 높지만 국제통화기금(IMF·4.3%), 정부(4.2%), 한국은행(4.0%), 아시아개발은행(ADB·4.0%)보다는 낮다. AMRO는 "올해 한국 경제는 강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전자기기, 자동차 및 여타 제조업 상품에 대한 견고한 수요에 힘입어 강력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높은 가계부채와 불확실한 고용 전망은 민간 소비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밀접 대면서비스 관련 높은 위험성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사이의 불균등한 회복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백신 접종 계획을 성공적으로 늘려간다면 노동시장과 소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MRO는 "대규모 경제 부양책으로 뒷받침한 맞춤형 방역 전략은 감염률을 통제하고 팬데믹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보고서에 쓰인 데이터 시점을 감안하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 상황은 거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을 위해 확장재정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AMRO의 판단이다. AMRO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 불균형 증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며 "재정 지원 조치는 팬데믹으로 피해를 본 취약계층에 집중해야 하고, 경제 회복세 지속에 따라 위기-지원 조치는 회복- 지원 조치로 점차 전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중기적으로는 중기 재정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위기에 따른 확장적 재정 기조의 정상화를 고려해야 한다"며 취약기업 대상 신용지원 조치 지속,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에 대한 검토와 단계적 폐지, 서비스 부문과 노동시장 구조개혁 강화 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