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의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 3학년 주장이 1학년에게 활을 쏴 상처를 입힌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생 아버지는 "반성의 기미 없이 가해 학생이 '손 다 써놨다'라고 하고 다닌다"며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게 학교 폭력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격분했다.
23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피해 학생 아버지 A 씨는 "가해 학생이 친구들 한테 '피해자 우리한테 졌어. 우리 아버지가 뒤에서 손 다 써놔서 고등학교 가면 난 다시 양궁 할 수 있어'라고 떠든다고 한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 어머니는 지난 8월 4일 저녁 귀가한 중학교 1학년 아들의 옷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보고 '이게 뭐야' 하며 들췄고 활에 쏘인 상처를 발견했다.
A 씨는 "하루 종일 그 몸으로 훈련을 하고 들어왔다. 저녁에. (가해) 선배가 무서우니 누구한테도 말을 못 했다고 하더라. 가해 학생은 제 아들이 '개XX야'하고 욕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활을 쐈다고 하는데 설령 욕을 했더라도 어떻게 사람한테 활을 쏘고… 나중에 욕을 하지 않았고 자기가 거짓말한 것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가해 학생의 학교 폭력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져 왔다고. A 씨는 "장난처럼, 심심하다고 애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괴롭힌 것이다. 가해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양궁을 하던 학생인데 한 친구와 아이들을 괴롭히고 따돌리고 지금은 진화해서 활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A 씨의 아들 외에도 양궁부 출신 6~7명의 학생 측이 가해 학생에게 당한 피해를 증언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A 씨는 "가해 학생은 주먹으로 때리는 것은 다반사고 귀싸대기를 때린다거나 발로 차고 숙소 같이 쓰는 방에서 씻는 친구에게 오줌을 쏘고 입에 담지 못할 그런 행동을 했다더라"라고 설명했다.
'입에 담지 못할 행동이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얼마나 충격받았으면 그 친구가 지금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도대체 이런 친구가 어떻게 양궁을 하느냐"고 한탄했다.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려 하자 경북양궁협회 회장으로부터 "축제 분위기인데 분위기 흐려서야 되겠냐고 묻고 넘어가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A 씨는 말했다.
A 씨는 "코치까지 (학폭에 대해) 아는 사항인데 학교엔 보고가 안 되어 있었다. 부모들이 다 찾아가서 재발 방지해달라고 하니까 자기(코치)는 못한다고 이야기하더라"고 했다.
이어 "아이는 자신을 겨누는 활을 발견하고 피했고 가해 학생이 쫓아가면서 쐈다더라"라며 "학폭위는 27일 날 잡혀있지만 양궁협회에서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이의 꿈과 미래를 위해 처음엔 가해 학생과 합의를 하려고도 했다고 고백했다. A 씨는 "저희 아들은 양궁을 해야 하고 바닥이 좁아 합의서를 쓰려고 했다. 우리 아이와 분리만 시켜 준다면 모든 걸 감수하고 합의할 생각으로 (아이 엄마) 도장까지 코치에게 위임했다. 돈을 준하고 했지만 돈을 안 받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상황에서 가해 학생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친구들에게 '손 다 써놨다'라고 말한 것이다. A 씨는 "분명 합의하는 자리에 참석한다고 입장을 밝혔는데 (코치가) 합의각서에 집사람 도장을 찍어서 가해자는 그걸 경찰서에 제출을 해버렸다"며 "지금 이런 코치 밑에서 양궁을 배우는 꿈나무들이 있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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