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볼트 EV' 리콜 발표에…LG화학 시총 7조원 날아갔다

입력 2021-08-23 16:02   수정 2021-08-23 17:56


LG화학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7조원이 날아갔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화재가 난 전기차 볼트EV 모델에 대해 사실상 전량 리콜을 결정한 것이 계기가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23일 11.14% 하락한 7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전자와 LG도 각각 -4.1%, -5.09%씩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1위는 LG화학이었고 LG전자도 순매도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GM 볼트EV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로 조립해 GM에 납품하는 구조다. LG화학뿐만 아니라 LG전자까지 동반급락한 배경이다.

GM은 지난달 2017년~2019년 생산된 볼트 EV 약 6만9000대에 대해 배터리 모듈 부품을 고체하는 리콜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2019년 이후 생산돼 북미에서 팔린 볼트EV와 파생 모델인 볼트EUV 등 7만3000대에 대해 추가 리콜을 하겠다고 밝혔다. CNBC는 "배터리 모듈 교체에 드는 비용이 당초 예상됐던 8억 달러에서 최대 18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LG측으로부터 리콜 비용 배상 약속을 받아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GM이 배터리 모듈 교체를 결정했을 때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2346억원, 910억원의 리콜 충당금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이는 리콜 비용이 8억 달러라고 추정했을 때를 기준으로 충당금을 쌓은 것이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충당금 설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볼트의 화재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분담금 규모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현대차 코나EV 리콜 때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약 6대4 비중으로 분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은 앞으로도 LG화학 배터리 리콜 사태가 지속될 경우 LG화학 점유율이 하락하고 배터리 마진이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LG화학과 포스코케미칼(-2.80%), SKC(-8.43%) 등 관련 밸류체인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삼성SDI(3.37%), SK이노베이션(2.15%)은 상승한 배경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볼트EV는 LG화학과 GM 입장에서 본격적으로 순수 전기차 시장을 확장한 상징적 모델"이라며 "아직 귀책 사유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만큼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거 리콜 사례를 감안하더라도 주가 하락 정도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콜 이슈는 LG화학의 기술력 부족 때문이라기보다는 배터리 양산 기술 자체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며 "그만큼 신규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더 어려워진다는 의미로, LG화학 점유율 하락이나 배터리 마진 둔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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