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교육공약 1호인 ‘고교학점제’가 현재 중2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3년부터 일반고교에 단계적으로 도입된다고 23일 발표했다. 고등학생들도 대학생처럼 스스로 과목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에 대비해 수업시간을 줄이고, 보충과정 등을 운영해 2025년 전면 시행 전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우선 수업량의 기준인 ‘단위’가 ‘학점’으로 전환된다. 1단위는 50분 수업을 총 17회 시행하는 수업량, 1학점은 50분 수업을 총 16회 시행하는 수업량이다.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3년 204단위 총 2890시간의 수업을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변화의 중간단계로 2023년부터 수업량을 2720시간으로 지금보다 170시간 줄인다. 주당 수업시간으로 환산하면 34시간에서 32시간으로 줄어든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부터는 수업량이 192학점 2560시간으로 더 줄어든다.
교육부는 수업량 감소에 따른 학력저하 우려가 제기되자 단계적 이행 기간인 2023~2024년에 국어·수학·영어 등 공통과목에 대해 ‘최소 학업성취수준 보장 지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학점 이수 기준인 학업성취율 40%(E학점)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 등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보충과정이다. 대학의 ‘낙제’와 비슷한 ‘미이수제’는 2025년부터 시행된다. 일정 이상의 학업성취율과 출석률을 채우지 못하면 학점을 받지 못하는 제도다.
고교학점제를 반영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도 2025년부터 실시된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유지된다. 단계적 이행 기간에 내신 평가는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의 경우 기존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진로선택과목만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를 도입한다.
모든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를 적용하는 것도 2025년 고교 1학년부터 시행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돼도 대입제도는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전면 시행되는) 2025학년도 전까지는 내신평가 등을 동일하게 유지해 대입전형에서 학생들의 혼란을 막고 안정적으로 대입제도가 유지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에 따른 교원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시행한다. 내년에는 학교별로 학점제 전담 교사를 배정하고, 2023년부터 적용될 교원수급 계획에는 개설과목 증가, 학업 설계 등 고교학점제 교원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농어촌이나 소규모 학교에 교원 추가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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