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런닝셔츠 안 입어도 된다"…요즘 뜨는 男 최애 아이템

입력 2021-08-24 08:04   수정 2021-08-24 10:17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 "'니플 패치'(유두를 가리는 반창고 제품)하라고 DM(다이렉트 메시지) 보내는 친구들아. 너희는 남자가 아니다."

래퍼 스윙스(사진)는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니플 패치 사용을 요구하는 일부 누리꾼에게 이같이 응수했다. 그는 "남의 니플(유두)이 보기 싫으면 보지 마라. 왜 남자가 다른 남자 유두를 그렇게 의식하냐"고 했다.


유명인에게까지 적극적으로 권한 니플 패치는 사실 최근 남성들 사이 주목받는 패션 아이템으로 꼽힌다. 외모를 가꾸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남성인 '그루밍족'이 늘면서 티셔츠 등 속살이 비치는 옷을 착용할 때 유두가 도드라지는 것을 방지하는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올 들어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에서 판매량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H&B 스토어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여름철인 지난 6월부터 8월(22일 기준)까지 남성용 니플패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올해 누적으로도 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이 줄었지만 판매량은 늘어난 것. 특히 여름 들어 50매 이상 대용량 제품 매출이 8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수한 일부 상황에서만 사용하던 종전과 달리 꾸준히 사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얇아진 옷차림에 옷맵시를 살려주는 니플밴드 수요가 매년 증가세"라며 "니플밴드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최근에는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는 (50매 이상의) 대용량 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주요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MZ(밀레니엄+Z)세대 남성 중 그루밍족이 많아지면서다. SNS 발달 역시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외모가 경쟁력이란 인식이 퍼졌고, SNS에 익숙한 MZ세대 남성들 사이 신체 노출을 줄이는 게 '매너'란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찜통 더위에 옷 안에 다시 런닝셔츠를 입기보다는 니플 패치를 사용해 편리하게 가리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 후기에는 "흰 티셔츠 착용 시 필수 아이템" 등의 구매 후기가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여성들이 몸을 옥죄는 불편함을 피하려 편안한 속옷을 찾는 움직임과는 다른 추세다. 과거엔 몸매 보정을 위해 와이어가 든 브래지어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와이어가 없는 브래지어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에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상반기 와이어나 패드가 없는 '브라렛'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2% 급증, 지난해의 세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서혜부를 압박하지 않는 여성용 사각팬티 매출도 354% 폭증했다. 같은 브랜드의 올 상반기 여성용 사각팬티 매출은 올해 처음으로 삼각팬티 판매량을 넘어섰다.

이랜드그룹 브랜드에서도 와이어 없는 브래지어 상품의 흥행이 두드러졌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브랜드 애니바디의 '편애브라'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6만장, 누적 매출 10억원을 기록했다. 이랜드월드의 속옷 브랜드 에블린이 선보인 '더끌리는 브라'도 지난해 5월 출시 후 1년여 만에 판매량이 18만장을 넘어섰다.


편안함을 찾는 수요는 최근 속옷 시장에서 각종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상·하의 세트 구성을 찾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3~8월 '팬티·브래지어' 세트 상품 매출은 22.9% 급감한 2950억원에 그쳤다.

속옷 시장에서 세트 상품 비중은 절반가량(2018년 3~8월 46.8%)이었지만 지난해 32.4%로 낮아졌다. 편안한 속옷을 찾는 수요로 별도 제품을 구매하는 흐름이 반영된 셈이다. 해당 기간 전체 속옷 시장 규모 역시 7.4% 감소한 9111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최근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자는 '보디 포지티브'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여성 속옷도 편한 옷이 주목받고 있다. 편안한 여성 속옷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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