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 방향' 논의 안건을 올리지 않는다.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부문의 △전체 매각 △분리 매각 △단계적 폐지 방안을 두고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일정이 또 다시 연기되면서 부분 매각 작업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씨티은행은 통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를 희망한 복수의 금융사들은 높은 인건비와 고용 승계 문제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이에 씨티은행은 신용카드, 자산관리(WM) 등 알짜 사업부에 대한 부분 매각이 가능할 지에 대해 최근까지 인수의향자들과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서로 제시한 매각 및 인수 조건이 맞지 않아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조건 등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면서 부분 매각이 어려워질 경우, 어쩔 수 없이 단계적 폐지 카드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단계적 폐지는 사업을 점진적으로 줄여 폐지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씨티은행도 단계적 폐지에 대해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6월 정기이사회 직후 "최선의 매각 방안을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HSBC은행은 2012년 산업은행에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하려다 직원 고용승계 등에서 이견이 계속되면서, 결국 2013년 청산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단계적 폐지를 선택할 경우 노조의 반대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씨티은행 노조는 최적의 시기에 전체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말 씨티은행 노조는 "졸속으로 부분 매입 의향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결정할 경우 노동조합은 강도 높은 저지 투쟁에 돌입할 것을 경고한다"며 "소비자금융그룹 전체 사업 부문의 매각과 이에 따른 소속 직원의 고용 승계를 요구하면서 자발적 선택을 전제로 한 희망퇴직도 감내할 것"이라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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